지난 토요일 켄터키 씨앗을 뿌리고 비가 와서 방심한 모양이다. 매일 물을 주어야 한는데 이를 게을리 한 것이다. 아니면 파종후에 물을 주고 비닐을 덮어주어야 하는 데 시간이 없어 이를 하지 않은 것이 실책이다. 그간 수업 등으로 인하여 시간이 없어서 살펴보지 못하고 오늘에서야 찾아가 보니 씨앗이 다 마른 상태이다. 제대로 관리하지 않으면 익사나 말라죽는다는 말이 실감이 난다. 깊은 자책의 순간이 왔다. 조그만한 방심이 큰 화를 부른 셈이다. 그리고 보니 나무도 심찮찬다. 땅이 메말라서 나무의 상태도 좋아 보이지 않는다. 그래서 물을 주는 데 이 것 역시 만만찮다. 1,200 평이 생각보다는 그리 작지 아니하여 나무들에게 물을 주는 것 역시 생각보다 쉽지 않았다. 거의 가능한 범위내에서만 물을 주는 선에서 마무리했다. 역시 농사일이 그리 쉽지 않다는 것을 절감했다. 로터링을 했는 데도 곳곳에 잡초는 의연하게(?) 잘 자라는 것 같다. 얄미운 생각에 크고 튼튼해 보이는 잡초를 곡갱이를 찍었다. 그런데 조만간 모든 땅에 잡초 만이 무성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자 끔찍하다. 이에 대한 대책이 필요한 시점이다. 너무 쉽게 나무를 심고 잔디씨앗을 뿌리는 것을 생각한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이제는 달리 다른 대안이 없다. 그저 처음 생각대로 밀고 나가는 수밖에.....
그나마 2주전에 한 블록에 심은 켄터키는 이제 제법 모습을 보였다. 듬성듬성 나오기는 했지만 제법 군락을 이룬 것도 있었다. 2주전에 씨앗을 뿌리고 물을 주고 그리고 비닐을 덮어 주었더니 그나마 보온, 보습 등이 된 모양이었다. 4일전에 비닐을 치웠는데 그 이후에 비가 오고 나서 제법 싹이 나온 모습이 너무 반갑다. 역시 정성이 필요한 모양이다.
앞으로 한 블럭단위로 천천히 잔디씨앗을 뿌려야 겠다. 그리고 시간이 걸리더라도 원칙에 충실하여 잔디를 관리해야 할 모양이다. 생각보다 많은 노력과 비용이 들 것 같다. 일단 나무를 살리는 것에 주력하고 잔디는 욕심을 내지 말고 천천히 진행하고자 한다. 잡초가 자라지 못하도록 잔디를 심고자 했는데 그리 만만찮은 과업으로 느껴졌기 때문이다. 그래도 계획을 잡은 것이니 가능한 한 노력을 해 보아야 겠다. 그나마 한 블럭에 자란 켄터키가 큰 위안이 되고 힘이 되니 감사한 일이다.
어쩄든 긍정적으로 생각하자. 일단 잔디씨앗이 발아한 것만으로 감사하고 신기하다. 시작이 반이다. 계속 연구하면서 즐거운 마음으로 잔디의 세계로 나아가자. 새로운 세상이다. 배움의 즐거움을 느껴보자. 잔디연구소의 출범으로 나아갈 수 있다면 더할 나위없이 감사한 일임에 분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