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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저녁 시간대의 해프닝:평소와 다른 자신을 보여주려는 과욕과 무리한 치장으로 더 엉켜버린 당혹스런 순간들

글 | 김승열 기자 2021-01-27 / 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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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배 기자분의 소개로 한국에서 저명한 감성시인분과 만나게 되었다. 평소에 존경해 오던 분이어서 한번 뵙고 싶었는데 새해를 맞이하여 큰 기쁨으로 생각되었다. 저녁식사를 예약을 하였는데 혼선이 생겼다. 중국식당이고 평소에 잘 가는 곳이고 맛이 좋아서 이곳을 예약하였다. 당일 3시간전에 포도주를 가지고 갈까해서 전화예약을 확인하였더니 예약이 없다는 것이어서 놀라워 물어보았다. 그랬더니 바로 옆 빌딩에 지점이 있는데 그곳으로 예약을 한 것 같다고 했다. 그래서 다시 확인하니 인접한 곳에 같은 이름의 식당이 있었다. 시간이 늦어서 달리 방법이 없고 새로운 데에 가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아서 할 수 없이 그것을 향하였다. 그리고 포도주를 하나 사서 들고 가는데 유난히 차가 막혀서 시간이 좀 지체되었다. 초면이고 선배이신 존경하는 시인에게 큰 결례를 하게 되어 마음이 영 불안하였다. 일이 계속 꼬이기만 했다.

 

두 시인분(후배 기자 역시 시인이다.)은 이미 자리에 앉아서 담소를 나누고 있었다. 연신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자리에 앉았다. 미리 준비한 메뉴에 따라 식사가 나오고 가져온 포도주로 한잔을 기울였다. 그런데 포도주가 과일향이 났다. 급히 가지고 오느라고 같은회사의 엉뚱한 포도주를 가지고 온 것이다. 연실 실수 연발이다. 선배님의 사인을 받을려고 서점에서 시집을 사가지고 오고 포도주도 사느라 일이 계속 꼬이게 되었다. 좀 여유를 가지고 미리 준비를 했었어야 했는데......

 

또한 지점의 음식은 본점에 비하여 너무 맛이 없게 느껴졌다. 이 도대체 무슨 상황인지 영문을 알 수가 없었다. 모든 것이 다 헝클어지는 것 같았다. 

 

너무 기대를 한 탓인지 모든 것이 다 엉망이 되는 상황이 되었다. 마음 속이 불편했다. 그나마 선배님꼐서 부드러운 표정과 목소리로 대해여 주시니 한편으로 다행스럽기도 하였지만 또 다른 한편으로는 더 죄송스러운 순간이었다.  

 

당황스러운 마음에 이를 만회하기 위하여 말이 많아지고 더 나아가 목소리도 높고 빨라졌다. 선배님의 말씀을 경청해야 할 상황인데 주객이 전도되는 상황이었다. 후배가 한마디한다. "선배님의 말씀을 들을려고 왔는데 너무 말씀이 많으신 것 아닌가요?"하면서 웃으면서 질책을 한다. 아차 내가 여기서 더 큰 실수를 하고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는 데 이미 물은 엎지러진 상황이었다. 

 

허급지급 저녁을 마치고 집으로 오는 길에 막걸리를 하나 사서 어색한 멋쩍음을 달려느라고 벌컥 한모금을 마셨다. 그래도 어색함과 그여운이  목구멍에 남아있는 것 같아 다시 한번 더 한모금 들이켰다.  그래도 오히려 정신은 더 맑아지는 것 같았다. 어디서 부터 잘 못된 것일까? 평소와 다르게 너무 다른 나의 모습을 보여주려고 과욕과 무리를 한 것이 탈이 난 모양이다. 사람은 생긴대로 살아야하는 모양이다. 그것이 편안한데.....어색하니 더 엉켰다. 나름 멋지게 치장하려다가 완전 들통이 나 완전히 발가벗겨진 형상이다. 이런 해프닝은 나에게만 과연 국한될 것인가? 그렇지 않겠지...혼자말을 하면서 억지로 스스로를 위로해 보지만 그 당혹스러움과 어색함은 여전히 벗어날 생각을 하지 아니한다. 아니 완전한 숙면의 순간까지는 그저 내 몸에서 벗어날 생각없이 마냥 머무를 것만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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