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에서의 산책은 더 없는 축복이다. 다만 시골에서는 차도를 통한 산책은 불가능하다. 차도에 사람이 다닐 공간이 전혀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시골에서의 산책은 농두렁이나 언덕길 등에서 이루어질 수 밖에 없다. 특히 요즈음과 같은 가을날씨하에서의 산책은 너무 환상적이다.
공기는 나름 맑고 스쳐지나가는 바람은 상큼하다. 하늘은 더 없이 푸르고 높다. 시야는 맑게 띄여져 있다. 일부 논에서는 수확을 마쳤고 나머지 일부는 수확을 곧 할 것이다. 수확을 하는 농부들의 모습에서는 뿌듯함이 그대로 묻어 나온다.
서울에서의 산책과는 다르다. 일단 자연친화적이다. 농두렁에서는 모든 것이 여유가 있고 느선하다. 펼쳐진 자연이 포근하고 아주 반갑게 인사를 하고 있다. 그리고 안정적이다. 그리 번잡하지 않다. 조용하다. 멀리 차가 지나가기는 하지만 그리 큰 소음이 느껴지지는 아니한다.
복잡함도 없다. 어쩌면 단순한 풍경이다. 그러나 자세하게 살펴보면 다 다르다. 그저 자연이 아름답게 느껴질 뿐이다. 그 가운데에 행복감이 와 닿을 뿐이다. 그리고 감사하게 된다. 아름다운 자연에 경외를 표하게 된다. 그리 복잡하거나 화려하지 않은 일상의 시골의 풍광에 흠뻑 빠질 수 밖에 없다.
지나가는 사람도 거의 없다. 가끔 먼 논에 추수 등을 위하여 나온 사람이 아주 가끔 보일 따름이다. 그리고 그들의 소리가 가끔 크게 들리기도 하지만 대다수 거의 들리지 않는다. 그러기에 그저 산책하는 사람의 상상력에 따라 여러가지 장면이 상상될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