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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깎이 배낭여행의 의미

글 | 김승열 기자 2020-03-18 / 0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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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남미 여행은 좀 특이했다. 그간은 주로 비행기로 다니는 비교적 안락하고 쾌적한 여행이었다. 특히 미국이나 유럽 등의 거주 역시 상당한 수준의 주거시설에서의 생활이었다. 그리고 주로 저가항공이 아닌 퍼스트 클래스, 비즈니스 클래스나 적어도 이코노믹 클래스의 국적기 또는 이에 준하는 비행기를 타는 여정이었다. 따라서 나름대로 쾌적한 시간들이었다.

 

이에 반하여 이번 남미여정은 확연히 달랐다. 먼저 교통수단의 변경이었다. 과거의 주로 비행기를 통한 이동이 주종을 이루었다. 그러나 이번 남미 여행은 버스여행이 거의 다라고 할 정도였다.

 

그러다 보니 만나는 사람이나 접하는 환경이 너무나 열악한 것 역시 사실이었다. 그러다 보니 회의가 들기도 한 것도 사실이다. 과거의 여행은 선진문화권이었고 만나는 사람들도 전문직이었다. 그들과의 대화는 큰 의미를 가졌다. 그러나 이번 남미여정은 과거와는 완전히 달랐다. 현지의 가장 열악한 환경과 접하고 가장 서민적인 사람들과의 만남이 주종을 이루었다. 물론 이의 원인은 세계기행의 사전 조사적인 성격의 여행이었기 때문이다. 피상적으로 살펴 보고 본격적인 세계기행에서 방문할 대상도시를 선정하려는 마음이 앞섰기 때문이다. 이 단계에서 세계 각국의 도시의 지식재산과 예술의 전문가 들과 만나보고 그들의 생각과 사고 방식을 알아보려고 했다.

 

그러나 워낙 힘들고 열악한 환경에서 고생을 많이 해서 이번 남미여행의 의미를 찾는 데에 순간적으로 혼란스러운 것도 사실이었다.

 

가장 크게 혼란스러운 질문이 있었다. 이와 같은 고생이 젊은 사람에게는 의미가 있겠지만 나이가 상당하고 후반기의 인생을 기획하는 중장년층에게 과연 어떠한 의미가 있을 것인가라는 극히 단순하고 나아가 어려운 내용이었다.

 

그렇지만 여행의 고통은 일상을 더 아름답게 느낄 수 있게 만들어 주었다. 즉 일상의 평온함이 권태로움이 아니라 축복이라는 평범한 진리를 꺠달게 되었기 때문이다. 그렇지 아니하면 비교적 여유가 있는 평온함이 엄청난 권태와 타분함으로 가득찼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몸과 마음으로 느끼는 새로운 사실의 발견과 경험은 맑은 즐거움을 제공해 주었다. 즉 공자의 말씀처럼 '배우고 또 익히면 즐겁지 아니한가?'의 의미를 느끼게 해주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육체적으로 흐느적거리는 가운데 더 없이 맑고 아름다운 영혼이 다가옴을 느낄 수 있었기 떄문이다.

 

그리고 이번 남미 여정의 과정이 힘들기도 했지만 그 과정과정에서 새롭게 접하는 새로운 세계에 놀라고 경탄하게 됨에 따라 과정자체가 의미가 있다는 점을 절감하게 되었다. 따라서 결과의 성취와는 관계없이 과정 자체가 가지는 나름의 진실된 의미를 꺠닫게 되었다.

 

특히 남미의 '짓다만 집'에서 새로운 진리를 발견하는 기쁨을 찾았다. 처음에는 그저 지저분한 집으로만 보여 너무 흉하게 보였지만 어느 순간 남미 현지인의 삶에 대한 긍정적인 자세를 볼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좀더 넓고 다양한 시각으로 현재를 바라보게 되었다. 즉 우유니에서 이번 여정에서 가장 의미가 없는 시간으로 보았던 순간이 새로운 깨달음으로 가장 의미있는 순간으로 바뀌었다. 새로운 꺠달음으로 그 무료한 시간을 바라보고 그 의미를 부여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결과의 성취여부는 더 이상 관심사항이 아니게 되었다. 이는 좀더 자유인이 될 수 있도록 만들어 주었다. 즉 좀더 부담없고 평온한 기쁨을 가져다 준 것이다.

 

특히 새로운 깨달음에 이르기 위하여서는 철저하게 자신의 세계를 꺠야한다는 사실을 발견하였다. 즉 자신의 오만과 편견 등 자신만의 세계를 깨부수기 위하여서는 새로운 도전과 시도로서 철저하게 자신의 한계를 극복해야 하기 때문이다.

 

솔직하게 말해서 아직 까지는 남미와 같은 여정에 대한 의미를 완전하게 설명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직관적으로 이번 남미여행은 여러면에서 새로운 세계로 와의 접근이 이루어지고 이는 곧 큰 변화를 가져다 주고 큰 꺠달음을 가져 줄 것으로 믿어 의심치 아니한다. 그러나심지어 극단적인 결과도 전혀 신경이 쓰여지지는 아니한다. 즉 긴 여정후에도 달리  큰 꺠달음을 갖지 못하고 나아가 그 의미를 제대로 파악하기 어렵고 혼란스러워도 상관이 없다. 왜냐하면 그 여정 과정에서 힘들었지만 어느 순간은 그 과정 자체가 그저 즐겁고 행복할 수 있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다. 이의 발견이 가장 소중한 꺠달음이다.

 

물론 앞으로 여정에 대하여 나름대로 재정비할 필요가 있어 보였다. 특히 여정준비 특히 현지언어 등 측면에서 너무 미흡하다는 것을 절감하였기 때문이다. 그리고 앞으로의 여정 이후에 후회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이 점에 대하여는 초연해 질 수 있을 것 같다. 어차피 인생에서 무엇을 하든 후회를 전혀 하지 않을 수는 없을 것이다. 중요한 것은 조금 덜한 후회가 된다면 그것만으로도 만족할 수 있을 것이다. 스스로가 원하는 일을 한다는 것은 후회자체를 완전히 없앨수는 없다. 그러나 시도조차 하지 않는 것 보다는 그래도 조금 덜한 후회를 할 것이기 때문이다.

 

끊임없이 시도하고 도전하는 삶을 지속하고 싶다. 결과에 관계없이 과정 그자체에 즐거워하고 감사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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