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미 여행은 버스여행으로만 이루어졌다. 다만 시간 관계상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우루과이 몬테비데오까지는 배를 이용하였다. 조금 부담이 되는 금액이었다. 다만 북구와 달리 바다 전경을 제대로 볼 수가 없어 아쉬웠다. 그리고 남미의 막바지인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브라질 상파울루는 어찌할 수 없이 비행기로 이동하기로 했다.
미리 상파울로에서 스페인 말라가로 가는 비행기 편을 예약하였고 그 대금을 지불하였기 때문에 이 일정에 맞추기 위하여서는 비행기를 타는 수밖에 없었다. 그 덕분에 부에노스아리레스에서 우루과이 콜로라이와 몬테비데오를 방문할 수 있었다. 다만 배가 조금만 더 늦게 왔다면 다시 일정이 꼬일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아쉽게도 부에노스아이레스의 시내 구경을 좀더 하지 못한 것이 안타까웠지만 어차피 부에노스아이레스는 다시 방문을 할 예정이어서 큰 상관은 없었다.
배가 몬테비데오에서 부에노스아이레스에 도착한 시간은 거의 밤 10시 30분 이후였다. 원래는 9시 45분 도착예정이었으나 연착이 된 것이다. 당시 인포메이션 직원이 밤에 걸어다녀도 괜찮다고 하기는 했으나 시간이 너무 늦어져 공항셔틀 버스터미널까지 가는 것이 좀 부담이 되기는 했다. 그런데 의외로 그 시간에도 불빛이 밝았고 지나가는 사람도 있어서 그리 공포스러운 분위기는 아니었다. 주변의 건물이 조명을 받아 더 아름답게 느껴졌다. 순간적으로 이들 시내를 좀더 잘 보지 못한 것이 아쉽다는 생각이 들었다.
공항 셔틀버스는 의외로 쾌적했다. 공항에 도착하여 가볍게 음료수와 아이스크림도 먹고 포르투갈 항공편으로 벨루 오리존치(브라질 동남 지방 미나스제라이스 주의 주도이다.)에 들렀다. 저가 항공편을 구하다가 보니 1회 경유지가 그기였다. 도시이름도 생소하여 인테넷으로 찾아보니 의외로 아름다운 도시였다. 그리고 카니발 축제가 열리는 곳으로 유명하기도 했다.
새벽에 내려 도시의 모습을 제대로 보지는 못하였으나 공항은 의외로 깔끔하고 단정하고 멋스러웠다. 브라질의 도시도 좀 더 돌아다녀 보아야겠다는 생각을 순간적으로 하게 되었다. 브라질에 코로나 확진 환자가 발생하여 입국심사 과정에서 좀 시간이 걸릴 것으로 염려가 되었으나 의외로 신속하게 입국절차를 진행해 주었다.
이어 조금 지나서 다시 상파울루로 가는 비행기를 탔다. 비행기가 브라질 항공이었는데 기내 서비스가 무료로 제공되었다. 그간 저가 항공만 타다가 그런 서비를 받으니 좀 새롭다. 비교적 친절하게 기내 서비스를 제공하여 그 느낌이 나쁘지 않았다.
그리 길지 않은 시간을 비행하고 나니 곧 상파울루에 착륙한다는 기내 방송이 나온다. 모처럼 비행기로 여행을 하니 편리하기는 하다. 그리고 모든 것이 깔끔하고 쾌적해서 좋다. 문명이 좋기는 좋다. 그래서 사람들이 돈을 많이 벌려고 하는 모양이다.
공항, 기차역 그리고 버스터미널은 각각의 장점과 단점이 있다. 물론 비행기가 좋기는 하지만 버스여행도 매력적이다. 물론 고생을 하고 마음 고생도 많이 했지만 이번 남미 여행은 버스여행이 거의 전부였다. 생각하기 나름인데 물론 고생스러웠다. 그러나 개인적으로는 과거 10일 동안 5,000km 이상 차로 다닌 여행보다는 훨씬 피로감도 적고 만족도도 높은 것이 사실이다. 특히 남미와 같이 광활한 대륙에서는 버스여행이 제격이라고 믿는다. 물론 견해차이가 있을 것이다. 그러나 여러가지 여건상 현실적으로 최적으로 믿어 의심치 아니한다.
그리고 버스여행에서 겪은 수많은 고생과 열악한 환경 등은 추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확신하다. 이 보다 더 열악하고 힘든 여행을 하기가 그리 쉽지는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번 남미 여행의 경험에 비추어 보면 모든 여행은 다 즐겁고 쾌적할 것으로 느껴질 것 같다. 물론 약간의 과장은 분명 있다. 그렇지만 이번 남미 여행이 힘들었던 것도 사실이다.
비행기를 타는 덕분에 브라질의 벨루 오리존치를 잠시나마 접해 보는 즐거움도 가지게 되어 더 기쁘다. 이번에 모든 도시를 다 제대로 알기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하지만 앞으로 많은 흥미의 단초를 제공해주어 감사할뿐이다.
상파울루에서는 좀 쉬어야 겠다. 20년 전에 1주일 정도 머물렀던 곳이서 그간 변화에 대하여 궁금도 하지만 솔직하게 그간 강행군으로 조금 지친 것도 사실이다. 그리고 밀린 컴퓨터 작업도 마쳐야 할 것 같다. 모처럼 동중한으로 스스로에 대한 보상을 해주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