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근히 아름다운 우루과이 몬테비데오를 둘러보고 다시 크루즈를 타고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로 돌아왔다. 오는 편은 달리 버스를 타지 않고 크루즈로 가는 직항 편이었다.
크루즈 선착장은 다운타운 중심지를 지나서 있었다. 버스터미널과는 상당히 떨어져 있는 셈이다. 크루즈 선착장은 각 회사별로 ABC로 구분되어 있었다.
가는 편의 크루즈는 좀더 크게 보였다. 적어도 면세점의 규모가 제법 켰다. 거래 화폐는 미화달러로 표시되어 있었다. 의외로 몬테비데오의 물가가 만만찮아 보였다. 그리고 환율 때문에 갑자기 모든 것이 멍해졌다. 아르헨티나 1000페소를 2번의 환전을 통하여 겨우 300여 페소로 변하는, 눈 뜨고 코 베는 현장을 목격하고 경악하지 않을 수 없었다. 갑자기 환율이나 가격 등에 대하여 멍해진 것이다. 상당한 충격이었다. 그리고 보니 브라질과 아르헨티나에서는 ATM기계에서 달러 인출이 안 되는 것 같다. 페루에서는 달러 인출이 되었는데 그만큼 사회가 불안한 모양이다. 한때 잘나가던 남미가 경제위기를 맞이하여 환율이 곤두박질하는 바람에 발생한 현상으로 보인다. 어쨌든 남미 사회의 정치 및 사회의 전반적인 불안정함을 절감하게 되었다.
그간 긴장하면서 다녀서 인지 저녁이 되자 긴장이 풀리면서 졸리기 시작하였다. 잠시 졸고 나니 하선하라는 안내 방송이 들린다. 보딩티켓 등이 없어서 크루즈의 직원이 좀 소동을 일으켰으나 크게 문제없이 하선할 수 있었다. 막상 내리니 밖은 상당히 어두웠다. 그런데 지나다니는 사람들이 많다.
이제 공항까지 셔틀버스가 있는 터미널로 가야한다. 여기서 4블록 떨어져 있는 데 방향을 잘 모르겠다. 인포메이션에 가서 확인을 하고 걸어가기로 했다. 시계를 보니 밤 10시 40분이 넘었다. 아무래도 1시간 정도 연착을 한 것 같다. 그런데 달리 이해나 양해를 구하는 방송이 없다는 것이 신기하다. 연착하는 것이 일상인 것으로 느끼게 만들 정도이다.
다행이 조금 걸으니 바로 셔틀버스 터미널이 나온다. 그리고 11시가 다 되었는데 많은 사람들이 다니고 있다. 여자분들도 혼자 다니는 사람이 있었다. 그만큼 치안이 안정되어 있는 모양이다.
셔틀버스값이 얼마냐고 하자 490 아르헨티나 페소였다. 당초에 200 페소 정도로 알고 있었는데 그동안 오른 모양이다. 우루과이 페소를 환전을 하여 그나마 여유있게 지불을 할 수 있었다. 매 30분 간격으로 24시간 운영된다고 한다. 11시 10분이 되자 버스가 와서 이를 타고 EZE공항으로 향하였다. 버스가 의외로 안정감이 있다.
덕분에 기분 좋게 공항에 도착했다. 그나마 오늘 몬테비데오에 갔기 때문에 시간을 알차게 잘 보낼 수 있었다. 그렇지 아니하면 버스터미널이나 공항에서 그저 시간을 때우는 것으로 만족해야 했을 것이다. 그리고 우루과이의 잠재력과 농촌풍경이 아름다운 것을 알게 된 것은 큰 수확이다.
부에노스아이레스 공항은 크고 잘 꾸며져 있었다. 역시 버스터미널이나 기차역과는 격이 다르다. 모처럼 다시 문명세계로 나온 것 같다. 이제부터는 모두 비행기로 이동한다. 상파울루를 거쳐 포르투갈 리스본에서 낮시간을 보내고 스페인 말라가를 가게 된다. 그리고 하루 정도를 보낸 후에 파리를 거쳐 한국으로 가게 되는 일정이다.
상파울루에서 남미 여행을 시작해 상파울루에서 남미 여행을 마무리짓는 셈이다. 19일 간의 타이트한 일정이었다. 주로 버스를 타고 창밖 풍경을 감상하면서 제한된 시간범위내에서 즐겼지만 남미의 많은 지역을 돌아 볼 수 있었다. 상파울루에서는 좀 쉬어야 겠다. 남미 일정이 거의 끝난다고 하니 좀 아쉽다. 그간 남미에 대하여 너무나도 문외한이었다. 그런데 이번 19일 간의 여행을 통하여 극히 일부나마 남미에 대하여 알게 되어 너무 행복하다. 특히 스페인어의 명실상부한 살아있는 공부방이라는 사실을 깨우치게 되어 너무 기쁘다.
그저 스페인어를 배우는 과정을 즐기고 싶다. 스페인어를 다 익히지 못한다고 해도 상관이 없다. 그저 스페인어를 나름대로 분석하고 스페인어를 통하여 남미의 현지인들과 좀더 가까워질 수 있다면 금상첨화일 것이다.
여행의 새로운 의미를 발견하게 되어 감사하다. 그리고 남미 사람들의 짓다만 집들처럼 인생에서 완성은 없다. 그저 미완성일 뿐이다. 그저 과정 자체만이 인생이다. 그렇다면 결과는 결코 중요하지 않다. 과정만을 느끼는 것이 인생이기 때문이다. 이번 남미 여행은 이와 같은 진리를 몸과 마음으로 느끼게 해 주었다.
다시 한 번 몽테뉴가 생각난다. 끊임없는 도전만이 의미가 있어 보인다. 전반기 인생과는 다른 모습으로 살고 싶다. 솔직히 다른 세계에서 새로움을 경험하고 싶다. 가능하면 멋지게 살고 싶기도 하다. 가장 즐기는 것을 가장 최상의 수준으로 높이는 과정만이 펼쳐 지기를 기대해 본다. 목표의 성취여부는 그리 중요하지 않다. 거기로 가는 과정에서 충분하게 즐겁고 행복하면 되기 때문이다.

















cusco, past, future & now by IP&ART(김승열 RICHARD SUNG YOUL KIM한송온라인컨설팅센터대표이사HSOLL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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