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참 잠을 자고 있는데 누군가 깨웠다. 내리라고 한다. 부에노스 아이레스냐고 하니 그렇다고 응대했다. 드디어 도착을 했다. 지금 새벽 4시 30분이다. 비교적 도착시간이 정확하다. 버스터미널은 이른 아침이어서 그리 사람들이 많지는 않았다.
터미널내의 카페는 이른 시간인데도 오픈하였다. 크라송과 커피를 주문하고 인테넷 검색을 하기로 하였다. 그런데 문제는 속도이다. 거의 움직이지 않는 정도이다. 그리고 연결도 잘 안된다. 노트북은 아예 연결이 안된다. 도대체 어떻게 된 것일까? 직원에 물어봐도 대답이 신통치 않다.
그나마 지금 시간에 인터넷을 할 수 있다는 사실만에도 감사하기로 했다. 한국에서 온 카톡을 간단히 보니 한국에서는 코로나로 여전히 난리인 모양이다. 사실 코로나 때문에 피해를 보는 것은 해외여행객이다. 한국의 상황이 좋지 않으니 입국 등의 경우에 여러 불이익을 받거나 적어도 심리적인 위축감을 느끼게 된다. 파라과이를 방문하기로 했으나 한국의 코로나 사태 때문에 파라구아이에서 한국인에 대한 입국금지에 준하는 조치 때문에 이를 포기하였다. 국가가 개인에게 이렇게 영향을 미칠 줄은 그간 몰랐다. 한국이 강해져야 한국인이 마음껏 큰소리를 치고 활개를 칠 수 있을 것이다.
이제 남미 여행을 마무리할 시점이다. 사실 우루구아이의 수도인 몬테비데오를 방문할 생각이었다. 그런데 코로나 열풍 때문에 여러 가지로 어수선하여 좀 주저되는 면이 있다. 입국 수속 등에서 시간이 걸리거나 문제가 생기면 일정에 차질이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조금 더 생각을 해 봐야겠다.
부에노스 아이레스는 아침이어서 시원한 바람도 불고 해서 그나마 상큼하다. 물론 밖은 아직 어둡다. 지난번에 들러서 인지 어쩐지 친숙하게 느껴진다. 지금 이곳버스 터미널은 다소 어수선하지만 이곳을 지나면 상큼하고 깔끔한 시내가 나온다. 그리고 공원이 멋지다. 지난 번에 보지 못한 해변도 한번 보고 싶다. 그리고 나름 아름다운 시내를 거닐면서 부에노스 아이레스의 정취를 느껴 보고 싶다.
그리고 보니 남미여행에서 쿠스코, 부에노스 아리레스 그리고 상파울루만이 하루이상을 보낸 곳이다. 남미에서 가장 인상적인 도시는 쿠스코와 부에노스 아이레스이다. 두 곳은 다음의 세계일주시에 반드시 장기간 머물면서 그 풍취를 충분하게 느끼고 싶다. 그리고 상파울루는 나름 추억이 서린 곳이다. 20년 전에 1주일 동안 머물면서 익숙해진 곳이다. 물론 브라질의 치안 등이 심각한 문제이지만 실제 브라질 국민은 상당히 친절하고 감성적이어서 친화력이 있다. 그당시에 테이블에 돌아다니면서 소고기의 각종 부위를 선보여 원하는 대로 멋었던 기억이 새롭다. 그 이후에 서울에서 이런 식으로 운영되는 식당이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시간이 되면 그 곳도 한번 가보고 싶다.
남미는 장단점이 있고 호불호가 심한 곳이다. 어쨌든 새로운 세계인 것 만은 분명해 보인다. 그만큼 매력적이고 잠재력이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