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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라가 일기 104 -남미여행의 의미를 발견하다.

글 | 김승열 기자 2020-03-02 / 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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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리비아 우유니의 한국식당에서 신라면을 간단히 먹고 있는데 한국 단체 관광객들이 들어와서 식당이 너무 붐비었다. 여행가이드 말에 의하면 이곳 식당이 안주인이 한국영사관에서 몇 년간 일하고 한국음식을 배워서 한국음식도 같이 제공한다고 한다.

 

알리스와 만나기로 한 시간도 되어 공원으로 나왔다. 그때 보니 여행사의 문이 열려 있었다. 이미 표를 바꾸었기 때문에 물어볼 필요가 없었다. 조금 있으니 요란한 음악소리가 들린다. 아무도 동네 카니발 잔치인 모양이다. 왕관을 쓴 여성이 앞에서 춤을 추고 뒤에 악단이 따랐다. 신기하다. 동네 전체의 잔치인 모양이다. (나중에 알리스는 Marriage Tour일 거라고 하였으나 현지인에게 확인하니 카니발 잔치라고 하였다.)

조금 있으니 알리스가 왔다. 다시 봐도 반가웠다. 그만큼 혼자 여행의 외로움이 있었던 모양이다. 마침 해도 져서 시원하고 기분이 좋게 바람도 불었다.


자연스럽게 언어 이야기가 나왔다. 스페인어를 잘 하는 것 같다고 했더니 2년 전에 스페인어를 배웠다고 한다. 그리스 정부가 스페인어 중요성을 인식하여 정부가 지원하여 저렴한 교육비로 스페인어를 배울 수 있다고 한다. 세계에서 가장 많이 쓰이는 언어는 영어가 아닌 스페인어다.

 

알리스는 남미 여행이 3년차 스페인어를 배우고 연습하는 중요한 배움의 장이라고 했다. 여행하는 지역의 언어를 알면 그 여행이 알차고 현지인들도 존중해준다고 하였다. 그래서 최장 6개월 정도를 있을 예정이지만 단순한 여행만이 아니라 배움의 시간이어서 너무 좋다고 하였다. 자신 스스로가 남미에 와서 50일이 지났는데 엄청나게 스페인어가 발전하였다는 것을 실감한다고 하였다. 그리고 현지인들과 스페인어로 이야기하면 친밀도도 높이고 친구같이 지내기가 좋다고 하였다. 남미는 거의 모든 나라가 스페인어를 쓴다. 브라질은 다르지만 포르투칼어도 스페인어와 비슷하다. 브라질에서도 스페인어로 현지인들과 의사소통을 하는 데에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고 하였다.
   
알리스의 말이 충격적으로 다가왔다. 그간 너무 힘든 남미 여행에 대하여 회의가 들었던 것이 사실이다. 그리고 전체적으로 사회환경 등이 너무 열악하고 영어로 의사소통도 안 되어서 여행의 의미를 제대로 찾지 못한 것도 사실이다. 그런데 알리스의 이 말은 엄청난 충격으로 다가왔다.

 

그렇다. 남미는 스페인어를 배우고 이를 실습하는 데에 최상이다. 그리고 스페인어는 지금 영어보다도 더 많은 사람들이 사용하고 있다. 특히 남미와 중미 그리고 심지어 북미에서도 스페인으로는 의사소통에 어려움이 없다고 한다. 황금과도 같은 시기에 너무 부정적 생각만 한 것이 너무 부끄럽고 후회가 되었다. 그저 영어를 안 하는 것을 불평만 하였으니 이 얼만 못난 행동인가? 알리스는 2년 동안 스페인어를 배우고 책과 사전을 가지고 와서 시간이 날 때마다 스페인어를 배우면서 이를 실제 사용하여 현지인들과의 친분 등을 쌓으면서 여행의 즐거움을 느꼈다고 한다. 알리스와의 만남이 큰 행복이라고 생각이 들었다.

   
사실 황열병이나 코로나 문제 등으로 일정을 바꾸어 다시 한 번 우유니에 오게 되어 시간낭비라고 생각하고 그간의 일정 중 가장 소비적인 날이었다고 생각을 했었다. 그런데 웨스트 데이(WORST DAY)가 베스트 데이(BEST DAY)가 된 것이다.
그간 깨닫지 못한 여행의 의미, 특히 남미 여행의 의미를 깨닫게 되었다. 여행을 진정으로 즐기는 즐거움을 맛보는 방법을 생각하는 계기가 되었다.

 

그렇다. 물가도 싸고 인심도 좋고 치안도 그런대로 괜찮고 나아가 무한한 잠재력이 있는 이곳남미에서 스페인어도 배우고 나아가 이를 실습하고 이 과정에서 남미의 문화를 제대로 이해하는 여정이야말로 최상의 시간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향후 준비하고 있는 영국 런던대학의 비지팅 스칼라 과정을 이수하며, 스페인에 주거를 두면서 남미를 여행하고 싶다. 스페인어를 배우고 남미에서의 비즈니스 활동을 해보면 상당한 의미가 있지 않을까.

 

이번 남미 여행은 하나님께서 이와 같은 가르침을 주시려고 한 것으로 느껴졌다. 남미 중에서 아름다운 부에노스아이레스, 쿠스코, 파타고니아 등등을 다니면서 대자연을 접하고 나아가 스페인어로 현지인과 이야기를 나누고 또한 미래의 비즈니스 가능성을 엿본다면 이는 금상첨화임에 분명할 것이다. 그런 생각을 하니 남미에 있는 매 순간이 너무 즐겁게 느껴졌다.

 

이런 깊은 깨달음을 가게 준 알리스에게 고마워서 맥주2병을 가게에서 사서 공원벤치에서 가볍게 한 잔을 했다. 맥주 2병에 30 볼이었다. 그랬더니 알릭스가 고맙다고 하면서 자신도 많이 배웠다고 한다. 즉 여행을 하면서 비즈니스를 하는 아이디어는 자신에게 큰 자극이 되었다고 하기도 하였다.


어쨌든 서로에게 지루하고 좀 의미 없는 시간으로 느꼈던 우유니에서의 다소 우울한 시간이 갑자기 엄청난 축복과 행복의 시간으로 와 닿았다.

알리스의 말이 더 걸작이다.

 

“지금까지 여행을 하면서 가장 운이 좋지 않았다고 생각한 날에 항상 또 다른 행복의 시간이 주어졌다.”


사실, 가장 나쁜 날도 긍정적으로 대응하게 되면 생애 최고의 축복의 시간이 될지 누가 알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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