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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라가 일기 103 - 이과수로 가는 일정을 재조정하다

글 | 김승열 기자 2020-03-01 / 0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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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리비아 수크레에서 컴퓨터 작업을 하고 한국음식을 먹으려고 아침에 본 한국식당으로 갔다. 문이 굳게 잠겨져 있었다. 점심시간이 끝났다는 것이다. 시계를 보니 오후 2시 40여분. 그간 버스표 예매 및 환전 때문에 왔다갔다하는 바람에 시간을 지체하고 말았던 것이다.

 

할 수 없이 다시 호텔로 가서 밀린 컴퓨터 작업을 다시 시작하였다. 그런데 코로나 사태가 한국에서는 심각한 모양이다. 한국인의 입국제한을 하는 국가가 70여 개국이라는 기사가 나왔다. 혹시나 해서 그 명단을 보았다. 그랬더니 가기로 한 파라과이가 포함돼 있었다. 외무부의 해외 안전여행 사이트를 들어가서 봤더니 더 놀라운 사실이 발표되었다. 파라과이에서 황열병이 심각하여 사망자 등이 속출하여 여행 자제를 요망한다는 것이다. 사실 황열병 예방접종도 받지 않은 상태여서 사태가 좀 심각한 것 같았다.

 

그리고 어제 만난 페루 친구가 산타크루즈도 아마존 지역에 속한다고 한 말이 생각났다. 혹시 산타크루즈는 괜찮은지 인터넷으로 확인을 하였다. 볼리비아 정부의 비자정책에 의하면 산타크루즈 지역으로 가는 경우 비록 경유라고 하더라도 황열병 예방접종을 받아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었다. 지금 파라과이는 황열병이 심각하다고 하니 좀 신중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일정을 조정하기로 했다.

 

여러 방안이 있었다. 1. 먼저 무리가 되어도 기존의 일정을 진행하는 방법, 2 라파즈로 가서 바로 한국으로 돌아가는 방법, 3. 우회해서 이과수를 거쳐 상파울로로 가는 방법, 3. 칠레를 좀 더 둘러보고 바로 비행기로 상파울로로 가거나 바로 한국으로 가는 방법 등등.

 

상당히 고민하다가 비교적 무난한 방법을 취하기로했다. 가능하면 우회에서 이과수로 가되 문제가 생기면 바로 한국으로 돌아가기로 했다. 이 결정까지 시간이 좀 걸렸지만 산타크로즈는 가지 않기로 했으니 버스예약을 취소하고 다시 우유니로 가서 비야손(Villazon)과 아르헨티나 살타를 거쳐 이과수 폭포로 가는 긴 여정을 한번 시도해 보기로 했다.

 

다시 터미널에 가니 오후 5시 20분 정도가 되었다. 환불을 요청하고 다시 우유니로 가는 버스티켓을 끊었다.  그런데 터미널 직원 말이 "오후 5시 이전이면 모를까 이후는 환불이 어렵다"는 식으로 이야기하면서 "다른 손님이 있으면 이를 파는 방법이 어떻겠느냐"고 하였다. 달리 방법이 없어서 수용하였다. 그리고 가격은 할인하여 팔아달라고 하였다.

 

오후 6시가 한참을 지나서 겨우 승객 한 사람을 찾아서 이를 130볼(190볼로 구입)에 팔고 이 금액은 건질 수 있었다. 감사의 의미로 그 직원에게 10볼을 건네주었다.

 

우유니로 가는 버스는 저녁 9시에 출발하는 버스이다. 막차 버스 시간을 물어보니 밤10시다. 여유가 생겨 수크레 시내로 나아갔다.

 

낮에 못갔던 한국 음식집에 다시 찾아갔다. 3층 건물이었는데 올라가 보니 사람들이 가득하였다. 신기한 것은 한국인은 없고 현지인들로 가득했다. 한국인 여성이 식당을 운영하는데 너무 바빠 보였다. 25볼 하는 김치라면을 시켰다. 얼큰한 국물이 먹고 싶었기 때문이었다.

 

김치라면이 생각보다 맛이 좋았다. 정신없이 먹으니 밥도 드시겠느냐고 하여 좋다고 하니 가득채워 주었다. 모처럼 라면에 밥을 넣아 정신없이 먹었다. 배도 고팠지만 정말 맛이 좋았다. 현지인들이 많은 이유를 알 것 같았다. 가격도 합리적이었다.

공기밥까지 합쳐 30볼을 건네니 잔돈을 주길래 "밥도 먹었으니 그 값"이라면서 나왔다. 3층 식당 창가에 혼자 앉아 바깥의 경치를 보면서 밥을 먹을 수 있어 좋았다.

 

모처럼 제대로 식사를 하니 그 만족도는 가히 상상을 초월할 정도였다. 그저 라면인데도 행복감이 밀려왔다. 천천히 시내구경을 하다가 터미널로 갔다. 버스는 어제 탄 만족스럽지 못한 버스였다. 그런데 이제 익숙해서인지 좀 적응이 된 것 같았다.. 자리에 앉자 말고 잠이 들었다. 아침에 깨니 차가 섰길래 물어보니 "여기가 우유니"라는 것이다. 다행스러웠다. 덕분에 잠도 잘 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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