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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라가 일기 89 -티티카카 호의 아름다운 도시 페루 푸노

글 | 김승열 기자 2020-02-27 / 0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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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참을 가다가 나도 모르게 잠이 깨었다. 시간은 오전 5시가 조금 넘은 시간이다. 주위는 아직 어두웠다. 조금 지나니 날이 밝아진다. 창밖을 보니 호수가 보인다.

구글맵으로 현재 위치를 확인하니 푸노(PUNO)였다. 사람들이 버스에서 내리고 탔다. 공기가 안 좋아 버스에서 내렸다. 밖의 공기는 그나마 깔깔했다. 그리고 저 너머에 호수가 보였다. 그리고 그 반대편으로는 안데스 산맥이 보인다.

   

상당수의 승객이 내렸다. 남은 승객은 거의 한국 승객을 포함하여 몇 사람되지 않았다. 버스를 탈 때 다시 체크를 하면서 볼리비아 입국시 세관검사 신고서 등을 준다. 생각보다 쓸 것이 많았다.

밖은 밝고 넓은 평야가 보인다. 창가에 서린 이슬 등도 많이 건조해지고 있다. 아침 햇살이 점차 세지고 있었다.

   

생각보다 푸노(PUNO)도 아름다운 도시로 보였다. 호수와 접하여 쉬거나 휴양을 하기에 좋은 도시임에 분명할 것이다. 페루는 물가가 비교적 저렴하여 좋았다. 그리고 남미국가 중에서는 그나마 영어를 하는 사람이 좀 있는 편이다. 아무래도 관광지가 많아서 영어를 구사하는 사람이 많은 모양이다.

   

어제 에콰도르에서 온 관광객에게 물어보았다. 남미 지역에는 왜 영어를 구사하는 사람이 거의 없는 특별한 이유가 있냐고 물어보자 잘 모르겠다면서 학교과정에 영어과정이 따로 없다는 식으로 이야기를 했다. 신기하다. 거의 25년에 모스크바를 방문하였을 때 영어를 전혀 못 알아 듣는 소련시민을 보고 놀랐는데 지금 남미가 바로 그와 같은 상황이다. 세계에서 가장 많은 인구가 사용하는 언어가 스페인어여서 그럴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어쨌든 연구대상이다.

   

이 지역은 짓다가 만 건물이 그나마 적게 보인다. 왜 남미에는 짓다만 건물이 많은지를 물어보았다. 그랬더니 흥미로운 답변이 나왔다. 돈이 있으면 집을 짓다가 돈이 떨어지면 중단한다는 것이다. 그러다가 나중에 다시 돈이 생기면 그때 나머지 공사를 할 생각이고 실제로 그렇다는 것이다. 신기하다. 그런데 이와 같이 남미 사람들이 낙천적이라는 것을 보여주는 면도 있다고 본다. 아주 목표를 정하여 스스로를 억압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 것이다. 현재 상태에 따라 지나다가 돈이 생기면 추가 공사를 하고 다시 돈이 떨어지면 중단을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 이후에 돈이 생기면 또 공사를 하게 되는 것이다. 한국적인 사고방식으로는 이해할 수가 없다. 그만큼 남미 사람은 그리 급할 것도 없고 현재의 삶에서 만족하면서 살고 싶어 하는 것 같았다.

   

버스는 여전히 푸른 대평원 지대로 달리고 있다. 이제 호수는 보이지 않는다. 여기는 나름 비옥한 땅으로 보였다. 코파카바나(KOPACANBANA)가 갑자기 궁금해졌다. 왜 리오데자네이루의 해변과 같은 이름을 사용하였을까? 그만큼 아름답다는 뜻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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