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추픽추 계곡의 성난 물살
안데스 산맥 아래
마추픽추 계곡의
강한 물줄기는 오늘도 격동한다.
점잖은 체면을 다 팽개치고
그저 전진할 뿐이다.
무슨 서러움이 그리 많은지
아님 무슨 원한이 그렇게 사무친 것인지
내려오면서 땅을 완전히 파헤치고
큰 바위에 온몸을 완전히 다 바쳐
저항하여 만신창으로 분노를 표출한다.
사라진 잉카제국 전사로서
그 분노는 온몸을 위아래로 다 흔들어
온몸 가득 일체화하여
겉으로 보기에 그저 상처뿐인 흙탕물로 완전히 내던진다.
계곡 위 산기슭은 의외로 평온하다.
산중턱의 구름은 맑음과 깨끗함을 자랑한다.
태양은 그 모습을 보이지는 않지만 그 빛으로
계곡전체를 환하게 밝혀준다.
푸른 하늘, 흰 구름
화사한 산중턱 아래에
잉카제국의 전사처럼 모든 장애물을
온몸이 다 부스라져라 무너뜨린다
강바닥과 강에 있는 바위는
그 위세에 두려움이 가득하다.
더 이상 계곡은
무서운 전사의 온몸 바친 격동에 그저
두손 두발을 모두 드는 모습이다.
강의 흐름을 막는 바위를 완전히 없애려는 듯
강바닥 아래로 떨어뜨리는 충격을 완전히 제압하려는 듯
이 세상 모든 분노를 이곳에 다 분출하려는 듯
그렇게
안데스 산맥 아래 마추픽추 계곡은
오늘도 과거 전사의 모습으로
용맹스럽게 질주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