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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라가 일기 86 - 사라진 잉카 공중도시 마추픽추와 만나다

글 | 김승열 기자 2020-02-27 / 0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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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침내 마추픽추에 도착했다. 그런데 비가 아주 심하게 내린다. 거의 폭우 수준이다. 먼저 입장키겟을 사야했다. 당일 표는 쿠스코에서는 판매를 하지 않아서 현장에서 구입을 해야했기 때문이다. 비가 오는데 조금 걸어가니 매표소가 보였다. 입장료는 152솔. 주머니에 솔은 없고 달러만 있었다. 달러를 받느냐고 물어보닌 솔만 받는다고 했다. 근처에 달러 환전 창구를 찾아 보았다.

 

그리고 버스 티켓은 어디서 구입하느냐고 물어보니 밖으로 나가서 오른쪽으로 가면 매표소가 있다고 했다. 다시 비가 오는데 열심히 가니까 버스티켓 파는 곳이 있었다. 여기는 또 달러를 받았다. 왕복 24달러였다. 입구까지 가는 버스이용료 치고는 좀 높아 보였다. 일단 지급을 하고 나니 그 앞에 버스가 서 있었다. 비는 여전히 장대같이 내렸다.

 

버스는 사람이 많이 타지도 않았는데 출발을 하였다. 그리고 속도를 아주 내고 달렸다. 거의 겁날 정도였다. 비가 오고 오르막이고 경사가 급하고 나아가 오른쪽은 낭떠러지인데도 아랑곳하지 않고 속도를 내었다. 거의 30분을 달리니 마침내 마추픽추 입구에 도착을 하였다.

  

고도가 상당하였다. 입구에 가까이 오니 언제 비가 왔느냐는 듯이 완전히 날씨가 개였다. 물론 계곡에는 물이 가득 넘쳐 흘렀다. 온 세상이 다 아래로 보였다.

 

입구에서 입장표 검사를 하였다. 여기서부터는 화장실도 사용할 수 없다는 안내말이 인상적이었다. 한참을 걸어 올라가니 마추픽추가 한 눈에 보였다. 산의 최정상에 요새와 같이 건설되어 있었다. 아무래도 외침에 대비한 요새같은 느낌이 들었다.

 

신기한 것은 그곳에 리마가 한가로이 풀을 뜯고 있다는 사실이다. 평화로워 보였다. 사실 이 구조물이 어떤 용도인지는 알 수가 없었다. 그러나 아무래도 외침에 대비한 것으로 보인다는 추측만 해볼 뿐이다.

 

다만 높은 산악지역에 이와 같은 건물을 어떻게 만들 수 있었는지는 불가사의하였다.

아래에 안데스 산맥의 험준한 산들이 멋지게 그 위용을 자랑하고 있었다. 마추픽추는 하이램 빙엄(Hiram Bingham)이 1911년에 발견하기 전까지 산세 깊숙한 곳에서 잠자고 있었다. 스페인 정복 이후 대부분 파괴된 잉카 제국의 유적들과 다르게 원형 가까이 보존된 채로 발견되어 커다란 반향을 불러일으켰던 마추픽추는 ‘잃어 버린 공중 도시’로 불리며 이를 보기 위해 전 세계에서 여행자들이 모여들고 있다.그런데 솔직하게 마추픽추가 왜 그렇게 주목을 받는지를 잘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그 높은 곳에 이런 구조물을 만든다는 것이 신기하기는 하다. 그러나 개인적으로 큰 감흥은 없었다. 1시간 30분 정도를 둘러보고 내려왔다.

 

시간이 조금 일찍어서 기차표를 바꾸려고 했는데 진행이 느려 결국 기차표를 바꾸지는 못했다. 문제는 오후 5시 23분에 기차를 다면 쿠스코에 저녁 9시 30분쯤 도착하게 된다. 그런데 푸노 가는 버스는 막차가 저녁 10시여서 애매하였다. 그렇다고 볼리비아로 가기에는 더 시간이 어중간했다. 문제는 이곳에서 쿠스코로 가지 않고 다른 곳으로 가는 방법이 없다는 점이다. 일다는 쿠스코로 나가서 다음 행선지로 향해야 하기 때문에 좀 막막한 상황이었다. 쿠스코가 비교적 큰 도시이기는 하나 버스터미널은 생각보다 좀 작았다. 그렇다고 쿠스코에서 하룻밤을 자는 것도 아닌 것으로 보였다.

 

막상 기차에 오르니 기차값을 많이 받아서 인지 저녁간식을 무료로 제공해준다. 그나마 감사한 일이다. 배도 약간 고프고 저녁시간이 애매했는데 잘 되었다. 간단한 샌드위치에 음료수 그리고 과자를 준다. 가는 길은 익숙해서인지 좀 더 정겹다. 계곡에는 물이 엄청 넘쳐 흘렀다. 기차가 천장이 유리로 되어 있어서 기차 안이 밝아서 좋다.

 

다음 행선지가 애매하지만 지금 걱정한다고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 그저 쿠스코에 도착해서 상황에 맞게 방향을 정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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