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fe

말라가 일기 46 - 예상과는 달리 동화같은 도시의 느낌을 준 룩셈부르크

글 | 김승열 기자 2020-02-14 / 22:55

  • 기사목록
  • 글자 크게
  • 글자 작게

룩셈부르크는 제주도의 2배 정도의 크기인데 인구는 60만 명 정도 밖에 되지 않는 나라다. 국민소득은 거의 세계 1위이다. 그래서인지 2020년 3월부터 모든 대중교통 비용이 무료라고 한다. 버스 역시 무료다. 지금은 2월이어서 돈을 내야한다. 하루 대중교통 이용료가 4유로이다. 물가가 비해 현저하게 저렴하다.
 
일단 일일 티켓을 자동발매기를 통해 구입했다. 여기까지는 좋았다. 그 유명한 ‘아돌프 돌다리’로 가려고 시내버스를 탔다. 중심가에 있었다. 아돌프 돌다리는 그야 말로 그림 같다. 어떻게 이렇게 돌로서 다리를 예쁘게 만들었을까? 더 놀라운 점은 그 아래로 펼쳐진 멋진 집들이다. 그 사이로 강이 흐른다. 이 강이 알제트 강이다. 계곡 아래에 집들이 있고 언덕에 사무실이 있는 격이다. 그런데 아래 계곡에 있는 집들이 아름답다. 물도 있고 운동장도 있고 버스도 다닌다. 그리고 내려가는 산책로 등이 있다. 상당히 이국적이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공기가 맑다. 그러다 보니 계곡이어도 아름답기만 하다.
 
아돌프 돌다리 옆에는 유명한 보크 포대성이 있다. 유네스코 유산으로 지정되어 있다고 한다. 계곡에서 보면 높은 곳이겠지만 실지는 거의 평지인 셈이다. 이 곳이 대포를 쏠 수 있는 가장 긴 벙커라고 한다. 거기에서 내려다보는 풍경이 너무 아름답다. 그리고 포대 역시 아름다움 그 자체이다. 그 주변에 이를 배경으로 한 식당들이 들어서 있다.

 

동화 속의 나라 같은 산책하기 좋은 곳

 

그기에 룩셈부르크 중앙은행이 아담하게 자리잡고 있다. 그 뒤에 있는 공원에 특이한 엘리베어터가 있다. 투명 유리 엘리베이터이다. 이를 통하여 그 아래 구 시가지로 내려 갈수 있다. 길이는 거의 70m 이상 되는 것으로 보인다. 구 시가지로 내려가면 그야말로 아름다운 집들이 보였다. 곳곳에 운동장도 있었다. 물론 가게도 있다. 그리고 그들 사이로 알제트 강이 흐른다. 다만 아쉬운 점은 강물이 그리 맑지 않다는 점이다. 그런 면에서 보면 양재천이 그리 맑은 것은 한국의 경쟁력인 것 같기도 하다.
 
그런데 그 전경이 거의 동화속의 나라 같다. 사람들은 거의 보이지 않는다. 다만 차는 제법 다닌다. 조용하고 아름답다. 산책 겸 걸으니 이런 세상도 있나 싶다. 지금까지 다녀본 곳 중에서 산책 겸 구경하기에 가장 좋은 장소이다. 시간이 되면 가게나 식당에 들어가 식사라도 하고 싶다. 그저 다른 세상으로 보인다. 조용하고 깔끔하고 공기도 칼칼하다.
 
한국 같으면 이와 같이 땅이 꺼진 곳은 누구나 싫어하였을 텐데 이를 이렇게 아름답게 꾸밀 수가 있었을까하는 생각이 든다.
 
멀리 빨간 다리인 포트 로그(Port Rouge)가 보인다. 그곳까지 차가 다닌다. 한국이라면 고가 다리가 있어서 시끄럽다는 등의 이유로 이곳에 그 누구도 살지 않으려고 했을 것이다. 그런데 신기하다. 여기가 오히려 묘한 매력이 있다. 거기에는 물론 알제트강이 한몫을 한다.
 
심지어 점심 겸 간단히 먹으려고 간 버그킹 가게마저도 전망이 좋았다. 모든 것을 아름답게 꾸미려는 이 나라 국민들의 정성과 노력이 엿보인다. 룩셈부르크라면 그저 도시정도로 적은 나라 정도로 생각하였는데 지금 와서 보니 느낌이 새롭다.
그리고 그간 EU 통합을 가장 많이 주장한 나라가 룩셈부르크이다. 나름 성공했다는 생각이 든다. EU의 테두리 안에서 여러 면에서 장점을 발휘하는 것 같다.

 

룩셈부르크와 브뤼셀

 

벨기에 브뤼셀과 비교하여 볼 때에 룩셈부르크는 제대로 자리를 잡은 것 같았다. 브뤼셀에서는 차가 조금만 늦게 가도 경적을 울려 너무 시끄러워 놀란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다. 그런데 여기서는 몰지각한 행동을 하는 사람이 거의 없어 보였다. 그만큼 인구가 적어서 일지는 모르겠다. 어쨌든 룩셈부르크는 너무 좋은 이미지를 남겨 주고 있다. 거의 동화도시 같은 분위기이다.
 
가능하면 계곡 아래 구 시가지에 살아 보았으면 하는 생각마저 든다. 산책을 하느라고 정신을 놓는 바람에 이제 공항으로 가야할 시간이 되었다.
 
공항도 거리 멀지 않았다. 막상 공항에 도착하니 거의 버스터미널 수준의 크기였다. 그러나 막상 안에 들어오니 모든 것은 적었지만 잘 꾸며져 있었다. 그래서 생맥주 한 잔을 주문하고는 깜짝 놀랐다. 큰 사이즈의 잔의 맥주를 주문하였더니 8.10유로다. 지금까지 경험한 생맥주중에서 가장 비싼 편에 속했다. 역시 국민소득이 높으니 물가도 만만찮은 모양이다. 버스이용료가 낮아서 잠시 방심했나 보다.

 

출발 창구의 바에 앉아서 의외로 와인을 마시는 사람이 많았다. 생맥주가 너무 비싸서 와인을 마시는  모양이다. 너무 비싼 맥주를 마실 바에야 가성비가 좋은 와인을 먹는 것일까? 그간 좋은 인상을 준 룩셈부르크가 공항에서의 생맥주 값이 씁쓰레하게 만들 줄이야. 역시 유럽에서는 물가가 비싸니 주문 시에 좀 더 유의를 해야겠다.

  • 페이스북 보내기
  • 트위터 보내기
  • 네이버 블로그

조회수 : 474

Copyright ⓒ IP & Art -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쓰기

이름 비밀번호
내용
스팸방지 (필수입력 - 영문, 숫자 입력)
★ 건강한 소통 공간이 될 수 있도록 지나친 비방글이나 욕설은 삼가해주시기 바랍니다.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