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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를린 일기 44 - 아름답고 너무나 매력적인 베를린도 단점이 있는 모양이다

글 | 김승열 기자 2020-02-14 / 0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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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로 7시간을 거쳐 마침내 베를린에 도착했다. 여기에 배로온 2시간이 포함된다. 어쩄든 낮시간의 버스기행은 오랜만이다. 물론 저녁에 다시 룩셈부르크로 긴 버스여행을 떠나야 한다.

 

베를린은 너무 멋진 도시이다. 도심한 가운데에 공원이 널리 자리잡고 있다. 또한 독일로서는 부끄러운 과거인 유대인 학살이라는 과거의 잘못을 반성하는 미로같이 생긴 공원을 별도로 가지고 있다. 그들에게는 유대인문제는 영원한 업보로 보인다.그래서 세계정책을 전개함에 있어서는 결코 앞에 나서지 않는 것 같다. 항상 앙숙인 프랑스를 내세워 진행하고 그 뒤에서 이를 지원조종하는 셈이다.

 

지금 당장 필요한 것은 와이파이고 전원이다. 그런데 대합실 같은 버스터미널에는 아무런 전원장치나 없고 당연히 와이파이는 안된다. 근처의 근사한 바에 들어갔는데는 와이파이가 안된다. 정확하게 와이파이의 개념조차 관심이 없어 보이는 반응이다. 또 다른 피자가게에서는 주인이 미안한지 와이파이는 안된다고 다소 계면적은표정으로 화답한다. 한참을 헤매다가 중국집에 가니 그곳은 와이파이가 되고 전원도 있었다. 덕분에 모처럼 중국음식을 먹게 되었다.

 

이런 점에서 독일은 영국을 생각나게 한다. 영국은 독일보다는 영악하고 비즈니스오리엔트되어 있다. 이에 반하여 독일은 산간지방의 좀더 보수적인 성격을 지닌다. 그리고 영국은 세계를 식민지배한 경험이 있다. 이에 반하여 독일은 세계지배를 시도하였으나 실패하여 지금까지 그런 경험이 없다. 그러다 보니 독일은 좀더 솔직 순수하고 보수적이며 영국은 양면적이고 이중적이며 융통성이 크고 긴민하다. 특히 새문물의 도입에 있어서도 마찬가지이다. 물론 제4차 산업혁명시대에 독일은 제조업에 있어서 최초로 이를 도입하여 이미 가시적인 성과를 드러내고 있다. 문제는 일반 대중이다. 이들은 거의 관심이 없어 보인다. 그저 지금상태로도 사는 데에 아무런 문제가 없기 때문이다. 사실 독일만큼 살기 좋은 곳도 없는 것 같다.

 

수년전에 프랑크 푸르트에 있는 독일 중견로펌에 있을 때가 생각이 난다. 당시 온라인 로펌의 구상에 대하여 언급을 하였더니 독일변호사들이 관심이 아주 많았다. 그러면서 한국은 전자소송이 일반화되었다고 하자 부러움을 표시하였다. 그러면서 독일은 그런 선진 전자소송의 도입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이를 도입하기 위하여서는 전국의 모든 주로 부터 동의를 받아야 하는 데 이것이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시골의 주에서는 현재 시스템으로도 충분한데 골치 아프게 새로운 시스템의 도입을 꺼리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이런 이야기를 듣고 영국의 BREXIT에 대하여 조금 이해를 할 수 있게 되었다. EU의 선진국인 영국이 무엇인가 혁신적인 것을 할려고 해도 후진국인 다른 EU국가의 눈치를 봐야 하고 또한 이를 설득하는 것이 사실상 거의 어렵기 때문에 이런 등의 문제도 이번 결정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였기 때문이다. 그래서 독일 등 EU국가에서는 이번 BREXIT결정을 참안된 결정이라고 우려를 표명하는 반면에 실제 영국의 반응은 조금 다르다. 좀더 긍정적인 면도 있다는 견해도 적지 않기 때문이다. 물론 누구의 견해가 맞는지는 알수가 없다.

 

따라서 독일은 배울 것은 많지만 세계적인 경쟁력을 드러내기에는 여전히 2% 부족한 면이 있은 것으로 보인다. 물론 이는 사적인 견해이고 달리 특별한 근거는 없다. 그러나 중요한 점은 전세계 시장을 내다보기 위하여서는 독일보다는 영국적인 사고가 필요하다는 점이다. 물론 개인적으로 영국식 접근에 대하여는 그리 호의적이지는 아니하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영국식 접근 즉 융통성이 높고 기업친화적인 사회전반적인 제도와 분위기는 충분히 배울만 하다. 물론 단지 와이파이의 경험만으로 너무일반화하는 문제점은 분명 있다.

 

그러면서 적어도 특정분야에서 세계를 제패하는 즉 세계적인 경쟁력을 보유하는 경험을 가지는 것은 상당히 의미가 있다고 본다. 따라서 한국정부는 현재 세계 1위인 한국기업에 대하여는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고 본다. 이러한 경험은 곧 다른 한국기업에 까지 전수될 것이기 때문이다. 물론 독일도 세계적인 기업이 있다. 그러나 영국적인 사회적 경험 즉 세계를 지배한 경험과 노하우 등의 결합에 있어서 이점이 부족한 한계점이 드러나고 있다. 한국 역시 일단은 세계1위 기업부터 육성하고 디지털 시대에 맞는 세계지배의 경험을 쌓을 필요가 있다. 최근의 방탄소년 그리고 기생충은 이런 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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