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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라가 일기 18 - 에스토리아에 주목하자

글 | 김승열 기자 2020-02-10 / 0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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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한참을 지나자 탈린에 가까워 졌다. 길가의 풍경은 그리 큰 변화가 없어 보였다. 시내에 가까워지자 좀 큰 건물이 보일 뿐이다. 그리고 보니 어제 저녁부터 달려 거의 20시간이 지나간다. 한국에서는 이와 같은 버스여행은 상상할 수가 없다. 먼저 국토의 먼적이 이와 같은 장기간의 버스여행을 허용하지 아니한다. 그런데 이번 동남아, 중앙아시아 그리고 발트 3국을 방문하면서 평소의 고정관념에 벗어나는 경험을 하게 되었다.

   

그런데 이번 20여시간의 버스 기행은 그리 힘들지 않았다. 먼저 버스의 시설이 좋았다. 그리고 승객들이 그리 많지 아니하여 비교적 여유가 있었다. 그리고 안전벨트도 정상적으로 작동하였다. 그리고 버스안에 화장실이 장착되어 있었고 비교적 깨끗하여 다행스러웠다. 물론 겨울철이어서 비누나 물은 제대로 제공되지 아니하여 아쉬움은 있었다.

   

무엇보다도 큰 통유리로 되어 있어서 시야가 좋았다. 그래서 시골의 전경이 그대로 다 들어 왔다. 그런 전경이 기분을 전환시켰다. 차를 렌트하여 운행하는 것 보다 더 좋은 것 같았다. 피곤하면 의자에 기대어 자기도 하였기 때문에 그리 힘들지도 않은 셈이었다.

   

그런데 문제가 생겼다. 스톡홀름등에 가는 배를 타는 곳에 버스가 섰는데 이곳이 버스터미널이라고 생각하여 내린 것이다. 그래도 한번 확인을 하고자 하여 이와 같은 착각을 발견하게 되어서 그나마 다행이었다. 러시아 등 북구언어는 읽을 줄 조차 힘들었기 때문에 발생한 사건이었다.

   

별수 없이 2번 버스를 타고 버스터미널까지 갈 수 밖에 없었다. 그리 멀지는 않았으나 걸어서 가기는 애매한 거리였다. 좋은 경험을 한 셈이다. 차분히 정확히 내릴 지점을 파악하고 내려야 하는 데 그만 다왔으니 당연히 버스터미널로 착각한 것이다.

   

사실 버스안에서 터키인 젊은 청년인 존이 먹을 것을 권하였으나 터기인 들이 한국인에게 수면제 등을 마시게 하고 술값 바가지를 세우거나 곤란한 상황을 만들었다는 보도를 접한 이후에 불필요하게 경계를 한 것이 좀 계면쩍어서 빨리 내릴려고 한 부분이 원인중의 하나였다. 존이라는 친구에 대하여 미안하였기 때문이다. 즉 호의를 그대로 받아 들이지 못한 자신이 좀 부끄러웠기 떄문이다. 그러나 해외에서는 최대한 보수적으로 접근해야 했다. 알수 없는 리스크와 위험이 도사리고 있기 때문이다.

   

혼자 여행에서는 전반적으로 자신에 대한 점검이 가능하여 좋다. 물론 외롭기는 하지만 하고 싶은대로 시간 등을 조절할 수 있는 자유가 있어서 좋다. 그리고 칼럼을 쓰다가 보니 이 모든 것이 칼럼의 주제이고 소재여서 더 좋다.

   

그런데 중요한 것은 잃어 버렸다. 당초에 이곳에 온 이유는 인터넷 등 온라인 비즈니스가 발달한 에스토리아에서 무엇인가 배울 것을 찾고자 함에 있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지엽적인 문제에 집착하다고 보니 그 목적을 잃어 버린 셈이다. 한심스럽다. 다음 방문기회에 좀더 자세히 살펴보고자 한다. 스스로에게 너무 엄격한다고 하여 꼭 좋은 것은 아니다. 힘들게 외롭게 여행하고 기사도 쓰고 또한 본격적인 세계기행에 대한 전반적인 점검과 마케팅도 생각해야 하기 때문에 너무 힘든 시간일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물론 이를 즐길려고도 한다. 그렇지 아니하면 큰 의미가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말과는 달리 이의 실천은 그리 쉽지는 않아 보인다.

   

그나마 카페에 왔는데 와이파이가 무료이고 그 속도도 좋다. 인터넷 환경은 잘 꾸며져 있는 모양이다. 물론 물가는 그리 싸지는 않다. 그러나 스칸디나비아 3국과 접하고 있으면서 비교적 교통적인 면에서도 그리 나빠보이지는 않는다. 특히 디지털 시대에 있어서는 그 입지조건이 그리 나빠 보이지 않는다. 그리고 스칸다니비아 3국과의 접촉 내지 외국관광객들과의 빈번한 접촉이 젊은 이들에게는 영어 학습의 기회가 많아진 모양이다. 다른 나라에 비하여서는 영어 구사력이 좋아 보인다. 그만큼 외국인 들과의 접촉이 많다는 의미도 된다. 그런 가운데 에스토니아의 미래가 그리 나쁘지 않아 보인다. 과거의 아름다움을 유지한 채 새로운 문명을 위하여 그 어느 누구보다도 선제적으로 노력하는 모습이 좋아 보인다.

   

덩달아 에스토니아가 좀더 가까워져 보인다. 한국사람들 중에는 이 곳에서 한달살기를 시도하는 사람도 있는 모양이다. 그간 잘 알려져 있지는 않았지만 러시아와 접하고 나아가 스칸디나비아 3개국과도 가까워 나름 의미가 있는 도시로 보인다. 물론 상대적으로 물가는 그리 높지 아니할 것이다.

   

베이스 캠프는 이곳 탈린에 두고 스칸디나비아국가를 다니고 나아가 러시아 내지 필요한 국가들과의 왕래를 하는 것은 글로벌 시대와 디지털 시대에 즈음하여 의미가 있는 시도로 보여진다. 정답을 하는 사람은 없다고 할 것이다. 몽테뉴 조차 무엇이 정의인지를 몰랐다고 수상록에서 자백하고 있다. 다만 정의로 보이는 길로 향하여 나아가면서 정의로운 방향을 향하여 시도랄 뿐이다. 그래서 인생은 명사가 아니고 동사라고 한 모양이다.

   

철학이야기는 어렵다. 그러나 나이가 60에 가깝거나 이를 넘어가게 되면 철학에 관심을 가지지 않을 수가 없다. 실제 철학이 삶의 근본적인 의문에 대하여 가장 관심을 가지고 그 답을 위하여 노력을 다한다는 점에서는 의미가 적지않은 학문임에는 분명하다.

   

탈린의 매력이 물씬 풍겨나는 2월 어느 저녁의 풍경이다. 일단 건물이 아름답고 사람들도 장신에 다 멋지고 예쁘다. 그기에 다가 탈린은 사실상 북구의 최고의 교통요지이다.

   

   

   

이런 국가에서 디지털에 최선을 다하고 온라인 경쟁력을 전 세계에 다 알리고 있으니 그 미래가 주목이 된다. 그리고 외국의 유능한 전문가와 사업가를 유치하기 위하여 가히 놀라울 정도로 이민정책을 개방한 것이다. 이와 같은 결단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시기인데 시기 적절한 조치라고 보여진다.

   

에스토니아의 장단기 미래가 궁금해 졌다. 물론 단기적으로는 어려움이 있겠지만 국민 모두가 현실을 인정하고 현실적인 어려움을 천천히 극복하겠다는 의지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범국가적 차원에서 제대로 꽃피우기를 진심으로 바라마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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