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으로 가는 승객이 의외로 많았다. 모두가 짐이 가득하다. 타슈켄트 식당에서 한국에 가고 싶다고 현지 점원의 말을 듣고 보니 우리나라에 대한 동경이 많은 모양이다. 우즈베키스탄 화폐를 쓰고 남은 것이 있어서 환전소에 가서 유로화나 달러로 환전이 가능하냐고 하자 초기에 환전한 영수증이 있냐고 해서 이를 보여주었더니 환전을 해준다.
물론 잔돈은 우즈베키스탄 화폐이다. 카자흐스탄에서 환전한 돈도 환전이 가능하냐고 하자 우즈베키스탄으로는 가능하나 달러는 안 된다고 했다. 잠시 이후에 공항에서 무엇이라도 살려고 다시 환전소에 들리니 이미 문을 닫았다. 아무래도 카자흐스탄에는 다시 와야 할 모양이다.
출국수속은 아주 간단하였다. 이후 게이트 앞에 오니 모든 사람들의 표정이 밝아 보인다. 외국으로 가는 길이 즐거운 모양이다. 이곳 우즈베키스탄의 여성들의 표정이 유난히 밝아 보인다. 그렇게 생각을 해서인지 신기할 정도이다.
그리고 조명이 밝아서 좋다. 그전까지 공항은 좀 어두웠는데 이곳은 환하고 밝다. 덩달아 기분이 좋아진다. 그런데 시간이 많이 남아 있는데 달리 할 것이 없다. 바도 장소가 협소해 앉기조차 어렵다. 그 외에 일부 면세점을 제외하고는 장소가 없다. 게이트도 몇 개 되지 않아 보인다. 그냥 조그마한 공항인 셈이다.
한국으로 간다는 생각에 마음이 설렌다. 그러나 도착 다음날 스페인의 말라가를 향해 출국할 생각이다. 미국 마이애미, 쿠바 하바나, 멕스코 칸쿤을 거쳐 중미와 남미로 떠날 계획을 세웠다. 건강이 문제이다. 중남미 여정은 그간 궁금하였다. 그러나 치안 등이 좋지 않아 약간 걱정이다. 그러나 더는 미룰 수는 없어 갈 생각이다.
그나마 남반구여서 날씨가 그리 춥지는 않을 것 같다. 다만 고산지대는 추울 수 있으므로 예비적으로 겨울옷은 준비해야할 것 같다. 바다를 제외하고는 버스를 이용하여 한번 전체적으로 다 보고 싶다. 일단 남미의 전체 전경이 궁금하다. 그리고 어떤 전경이 펼쳐질지 그리고 기본적인 사람들의 분위기는 어떠할지 궁금하다.
거의 10년 전에 상파울로에 가 본적이 있었다. 거기서 일주일 정도 있었는데 꽤 괜찮았다. 물론 당시는 기아자동차의 현장소장이 안내를 해주었다. 어쨌든 지구 반대편 즉, 24시간이 걸리는 중미와 남미의 기행은 또 다른 도전임에는 분명해 보인다. 이 과정에서 무엇을 느낄 것인지 궁금하다. 버스 등 대중교통수단으로 이동을 하게 되면 상당히 어려운 여정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런 저런 생각을 하니 일단 한국으로 간다는 생각이 즐겁게 한다. 비록 그 다음날 다시 출국하더라도 한국이 고향은 고향인 모양이다. 일기예보에 의하면 오늘부터 추위가 다시 시작된다고 하니 좀 걱정이 되기는 한다. 그러나 달리 방법이 없다. 그 다음날 출국을 하니 그리 추위 걱정을 할 필요는 없어 보여 다행이기는 하다.
그나마 비행기가 우즈베키스탄 비행기인 줄 알았는데 같이 제휴를 한 KAL인 것 같아 다행스럽기는 하다. 타슈켄트에 대한 다소 부정적인 생각이 이곳 게이트에서의 밝은 불빛에 많이 희석되는 느낌이다. 곧 다시 오게 될 것 같은 예감이 든다. 이번 기행에서 우즈베키스탄이라는 나라에 대하여 달리 정의내리기 어려웠는데 다음 방문 시에는 그 실체를 제대로 바라 볼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