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즈베키스탄 항공도 3시간 정도 전에 체크인 카운트를 열었다. 비교적 양호한 편이다. 물론 네덜란드 항공 같은 경우는 30시간 전에 체크인 카운트를 연다. 미리 문을 열수록 소비자 친화적이다.
공항에서의 흥미로운 점은 공항직원들이 모두 마스크를 쓰고 있다는 점이다. 최근 중국 우한의 신종 바이러스 전염에 대한 WHO의 권고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갑자기 더 공포스러운 분위기이다. 이런 상황에서 여행 중이라는 것이 일반 상식으로는 이해가 안 될지 모르겠다. 어찌할 수 없다. 그렇다고 당장 한국에 갈 수도 없는 것이 아닌가? 한국이 안전하다는 보장이 없다. 물론 지금 여행하는 나라들보다는 위생적인 면은 분명히 있어 보인다. 갑자기 서글퍼진다. 그러나 어찌할 도리가 없다. 그저 "Go"일 수밖에 없다.
체크인을 마치고 공항 라운지에 들어갔다. 직원들이 대체적으로 불친절하다. 분위기도 좀 이상하다. 의자는 낡아서 그런지 아니면 때가 묻어서 그런지 지저분하게 보인다. 갑자기 겁이 덜컹 난다. 이러다가 정말 바이러스에 감염되는 것은 아닐까?
불안감도 달래고 진정하기 위하여 오늘도 포도주를 마시게 된다. 달리 적당한 치료제가 없어서다. 포도주를 한 잔 마시니 좀 낫다. 인명은 재천이라고 했는데 그저 하나님의 명령에 맡겨야겠다.
그래도 각 나라의 공항을 다니면서 라운지를 섭렵하는 즐거움도 만만찮다. 물론 돈은 든다. 그렇지만 라운지만큼 마음이 편한 곳도 없다. 와이파이도 가능하다. 혼자라는 것이 전혀 부담이 되지 않는다. 모든 것이 셀프고 뷔페이다. 원하는 만큼 마시고 먹을 수 있다. 비행기를 기다리는 순간에 이만큼 좋은 곳이 없다. 제대로 된 라운지는 샤워시설이 있어서 좋다.
이번 여행에서는 샤워시설이 있는 공항 라운지는 하나도 없었다. 그만큼 후진국의 공항이어서 그런 것 같았다. 그렇지만 달리 주위의 시선 등에 신경을 쓸 필요 없이 여유 있게 시간을 보낼 수 있는 이점은 분명 있다.
라운지에서 포도주를 적당히 마시면 비행기에서 잠을 잘 수 있어서 좋다. 주위의 눈치를 볼 필요가 없다. 물론 라운지 차지(Charge)는 그리 적지는 않다. 훌륭한 라운지의 경우는 그 값을 한다. 지금까지 온 후진국 라운지의 경우는 사실 본전 생각도 난다. 그렇지만 충분한 휴식과 컴퓨터 작업을 하기에 여기만큼 좋은 곳은 없다.
오늘도 이국에서 외로이 포도주 한 잔에 외로움을 달랜다. 영원한 친구인 셈이다. 이제 한국이 고향인 줄도 모르겠다. 그저 정이 들면 고향인가 보다. 아니면 현재 내가 있는 곳이 바로 고향이지 않을까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