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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동 중앙아시아 일기 37 - 버스로 예레반에 가는 기행에 도전하다.

글 | 김승열 기자 2020-01-31 / 2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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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투미로 가는 기차는 마치 유럽여행을 가는 것 처럼 편안했다. 감사했다. 기차가 너무 깔끔하고 안내 직원의 대화는 영어로 소통할 수 있었다. 그러자 여행은 고생이라는 생각도 난다. 사실 바투미는 조지아 내의 도시여서 크게 흥미는 없었다. 무엇보다도 아르메니아의 수도인 예레반(Yerevan)에 가고 싶었다. 그저 호기심이었다. 아제르바이젠의 수도 바쿠(Baku)는 비행기 값도 비싸고 또한 비자도 받아야 하므로 좀 번거롭고 입국자체가 불확실하여 다음기회에 하기로 했다.

 

기차 안에서 열심히 구글링을 하니 바투미에서 야간 침대기차로 예러반에 간 경험을 소개한 블로그를 읽었다. 기차도 멋져 보였다. 바투미에서 내리면 예러반에 가는 티켓을 구입하기로 마음을 먹었다. 바투미 역에 내려 예레반 행(行) 기차표를 예매하려 했다. 그러나 유갑스럽게도 직행 열차가 없었다. 나중에 안 이야기지만 성수기에는 기차가 있지만 지금과 같은 비수기에는 야간 침대열차가 없다는 것이었다.

 

너무 실망스러웠다. 그렇다고 그냥 포기하기에는 아쉬움이 있어서 인포메이션 센터에 가서 달리 방법이 없는지를 물어 보았다. 달리 방법이 없다는 것이다. 필자의 실망한 표정이 미안했던지 "기차는 없지만 버스는 가능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신설 버스터미널에 가서 물어보라"고 권한다. 그러면서 "자신이라면 예레반에 가는 것을 다음 기회로 미루겠다"고 덧붙인다. "너무 시간이 타이트하다"는 것이다.

 

숙소로 걸음을 옮기는데 "신설 버스터미널에 들러 물어 보라" 철도 직원의 말이 걸렸다. 버스터미널로 가는 길 역시 만만 찮았다. 버스터미널 특히 '신설' 버스터미널이 있다는 생각이 안 들 정도로 낙후되어 있었다.

겨우 찾아가니 어느 건물이 터미널 건물이고 티켓오피스인지 알 수가 없었다. 물어 물어 티켓오피스에 가서 직원에게 이렇게 말했다. "예레반에 갔다가 트빌리시에 내일 저녁 8~9시 전에 와야 한다"고 말했다..

그랬더니 서광이 비치는 답변을 들었다. "여기서(바투미) 예레반까지 오후 2시와 밤 11시50분에 가는 버스편이 있고 예레반에서 오후 3시에 트빌리시로 오는 버스편이 있다"고 하였다. 그러면서 "트빌리시에서 공항까지는 30분 밖에 걸리지 않으니 가능하다"는 것이다.

 

물론 어려움이 예상되었다. 그렇지만 한번 도전해 보고 싶었다. 어차피 이들 두 국가 즉 조지아와 아르메니아는 전원풍경을 보는 것이 의미가 있을 것으로 느겼기 때문이다.

예레반까지 가는데 70라리. 그리고 예레반에서 트빌리시까지 가는데 45라리. 도합115라리였다. 한번 도전해 보기로 마음먹고 티켓을 끊었다.

 

그러자 마음이 좀 급해졌다. 그래서 걷는 대신 버스를 타고 숙소로 가서 샤워를 하기로 했다. 문제는 숙소를 찾는 것이 그리 간단하지 않았다. 알고보니 아파트형 호텔의 일부 방을 구입하여 이를 활용하여 호텔업을 하는 것 같았다. 겨우 찾아서 방으로 가니 그나마 방은 바다가 보이고 건물도 좋고 아주 깨끗한 것이 마음에 들었다.

숙박료는 50라리. 한화로 2만원 정도여서 가성비가 아주 좋았다. 알고보니 이곳은 성수기와 비성수기 가격 차이는 3배 가까이 난다고 한다. 이렇게 좋은 방이지만 비성수기여서 아주 저렴한 가격으로 이를 활용하도록 한 것으로 보여진다.

 

그러자 좀 아쉬운 생각이 들었다. 미니밴을 타고 고생할 것을 생각하니 좀 억울한 생각도 들어서 이에 대한 보상으로 저녁은 비교적 제대로 먹기로 했다. 블로그의 글을 보니 쉐라톤 호텔의 스카이 바가 가성비가 좋다는 글을 읽은 기억이 난다. 그래서 전화기를 들고 스카이바를 예약을 하였다. 스테이크가 2만원 내외, 그리고 와인도 2만원 정도가 있다고 한다.

그래야 버스안에서 고생도 참을 수 있을 것으로 느껴졌기 때문이다. 어쨌든 기대가 되기도 하지만 염려도 동시에 느껴졌다. 막상 쉐라톤 호텔의 스카이 바가 과연 그렇게 저렴할 수 있을 것이지 의문이 들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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