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분전환을 위하여 전망이 좋고 깔끔한 호텔을 예약했는데 막상 와보니 다소 실망스러원점이 있다. 일단 규모도 그렇고 엘리베이터는 1명만이 탈 수 있다. 마치 파리를 연상시킨다. 이곳도 문화유산보존을 위하여 개축이 허용되지 않아서 그런 모양이다. 다만 위치는 최고였다. 모든 유적지를 걸어서 볼수 있고 또한 가장 중심지였다.
전날 밤 맥주를 사러 잠시 나가보니 곳곳에 젊음이 넘쳐 흐른다. 유럽의 배낭족을 비롯한 젊은이들이 시간가는 줄 모르고 모여서 술도 마시고 담소를 나누고 있다. 부러운 광경이다.
그런 분위기에 필자도 휩싸여 보고 싶기도 했지만 피곤하여 일찍 잠에 들었다. 그나마 이튿날 몸이 가벼워 다행이었다.
전망이 좋은 루프탑(Rooftop, 옥상)에서 조찬이 준비되어있다고 하여 기대를 하고 올라가 보았다. 생각보다 전망이 아주 좋았다. 아크로폴리스가 보이고 나아가 아테네 전역이 눈에 들어왔다.
그뿐만이 아니라 조찬도 아주 훌륭하였다. 특히 딸기가 싱싱해 보였다. 야쿠르트도 좋았고 기타 음식도 아담하게 골고루 잘 정리되어 있었다. 시원한 오렌지 주스가 상큼하다. 먼 아르코폴리스를 바라보면서 마신 커피가 산뜻하다.
다소 이른 아침이어서인지 손님이 많지 아니하여 좋았다. 거의 혼자시피한 상태에서 맑은 하늘의 아테네의 전경을 품었기 때문이다. 비싼 숙박료가 그 값을 하는 모양이다. 전망값과 멋진 조찬이 어느 정도 보상이 되는 느낌이다. 그리고 어제 레드와인 한잔도 무료로 제공되었다. 사실 와인이 제공된다고 하여 좀 기대를 했었다. 즉 호텔 투숙객을 위한 일종의 루프탑 파티를 상상했었다. 그런세 실상은하나의 마케팅 차원에서 포도주 1잔만 맛보기로 제공하는 것이다. 그 이후는 사서 먹고록 유도하기 위함이었다. 어쨌든 그 덕분에 루프탑의 전망이 좋은 것을 알아서 이른 아침을 먹으면서 그 전망을 마음껏 느끼고 있다.
한국사람으로 보이는 중년의 아주머니와 딸이 와서 식사를 하고 있었다. 중년의 여유가 보이고 젊음의 산뜻함이 느껴지는 모습이었다. 두분 다 즐거운 아네테 여행과 좋은 추억거리가 되기를 소망해 보았다. 중년의 모습에서 그간 힘들게 살아온 세월이 느껴졌고 좀 더 일찍 이런 여행도 즐기지 못한 아쉬움이 표정에서 느껴졌기 때문에 좀 애잔하게 와 닿았다. 이는 모두가 느끼는 감정일 것이다.
전망좋은 루프탑에서의 상큼한 조찬이 비싼 숙박비에 대한 어느 정도의 보상으로 삼아 스스로의 마음을 달래어 본다. 그리고 보니 수천 년의 과거 여행을 하였으니 그 교통비로서는 싼 셈이기는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