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 카이로 공항에서 베이투트를 거쳐 아네테 공항으로 향한다. 어제 과음이 몸상태를 좀 안 좋게 만든 것 같다. 건강이 최우선이다. 곧 스페인도 가야하는 데 걱정이다.
그래서 숙박이나 음식 등에 대하여 좀 더 신경을 써기로 했다. 그간 너무 값싼 호텔에 투숙하였더니 잠을 제대로 잘 수가 없었다. 그래서 아테네부터는 레벨을 높여 몸을 보호하기로 했다. 그러다 보니 재정적인 압박이 왔다. 그렇지만 몸이 아파서 병원비를 내는 것보다는 나을 것이라고 스스로 위안을 해 본다.
또 문제는 오늘 저녁에 베이루트에 도착하여 10시간 30분을 어떻게 보낼 것인가? 레바논이 좀 위험한 나라여서 밤에 시내에 들어가기가 그렇다. 외무부에서는 레바논을 여행유의내지 위험지역으로 분류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니 더 긴장이 된다.
그렇다고 10시간 30분을 공항 의자에만 있을 수는 없을 것이다. 이번에도 라운지에서 많은 시간을 보낼 것인지 아니면 시내로 택시를 타야할 것인지.....어려모로 고민이 된다.
지친 몸을 이끌고 카이로 공항라운지로 들어갔다. 그런데 어제 접한 라운지와는 다른 모습이었다. 막상 들어와서 식사 등을 보내 너무 형편이 없었다. 어제 도착하는 층에 있는 라운지와는 딴 판이었다. 그러나 달리 방법이 없다. "맥주는 없느냐"고 조심스레 물으니 "맥주는 돈을 내고 사야한다"고 했다.
여러모로 불편하다. 그냥 조용히 지나칠 수밖에 없다. 갑자기 피로가 더 몰려 오는 것 같다. 앞으로 일정은 여러 곳에 다니는 것보다는 그냥 좀 쉬는 것으로 방향을 정하기로 했다.
아테네의 멋진 전경을 기대하면서 지금 힘든 것을 참아내기로 했다. 오늘 눈이 호강을 했다. 그리고 미학에 대한 시야를 넓힌 것 같아 기분이 좋아진 것도 사실이다. 그 반면에 불편하고 어려운 점이 있는 것 역시 당연하다고 받아들여야 할 것이다.
힘들지만 여행은 즐겁고 살아 숨 쉰다는 것을 느끼게 해준다. 그리고 새로운 자극과 도전에 대한 성취동기를 북돋아준다. 그저 지금 여행하는 이 순간을 감사하고 또한 큰 행복으로 받아들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