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의 저가 항공사인 스파이스제트(SpiceJet, SG)를 탔는데 기내는 그런대로 잘 정리되어 있었다. 7시간 가까이 시간이 흐른 뒤 “뉴델리공항”이라는 승무원의 경쾌한 안내방송이 나온다.
인도는 비자를 받아야 한다. 도착비자를 이용하면 절차가 간단하다. 뉴델리공항에서 도착비자를 받기로 한 상태다. 기본적인 절차는 도착비자 관련 신청서를 작성하여 검토를 받고 비자 비용을 지급하면 입국수속이 끝난다.
먼저 환전을 해야 했다. 비용을 줄일 겸해서 ATM에서 인도 현지화를 인출해 보기로 했다. 인도 화폐가 쉽게 나왔다. 이제 환전은 그리 걱정할 필요가 없어 보였다. 심카드(Sim Card)를 사야 한다. 담당자 말이 “지금 신청하연 오늘 자정이 지나야 이용이 가능하다”고 한다. 그리고 기간도 단 1개월짜리밖에 없다는 것이다. 너무 타이트한 여행 스케줄 때문에 달리 방법이 없었다.
더 큰 문제는 공항에서의 인터넷 사용이었다. 물론 공항에서는 무료 와이파이(wi-fi)를 제공한다고 알고 있었는데 막상 로그인을 하니 잘 되지 않았다. 옆에 있는 노르웨이 친구도 해 보더니 안 된다고 했다. 국제공항에서 와이파이가 작동 안 되는 경우는 델리가 처음인 것 같다. 인도의 다른 면을 보는 것 같다. 기술분야의 비약적인 발전을 이루는 나라에서 이 같은 일이 생기는지 이해하기 어려워 당황스럽다. 공항에서 노트북 등을 충전할 시설 등이 눈에 띄지 않았다. 답답했다.
공항에서 알려준 대로 공항철도 및 메트로를 타고 타지마할 행(行) 버스를 기다렸다. 지하철 코인을 사서 지하철을 들어가자마자 검색대가 나왔다. 군인이 무장한 상태에서 검문을 하였다. 너무나 놀라워 처음에는 이 근처에 테러가 발생한 줄 알았다. 나중에 알고 보니 전 국민을 상대로 검문검색을 한단다. 인도의 또 다른 어두운 면을 보는 것 같아 씁쓰레하였다.
공항철도는 뉴델리 지하철까지 운행하였다. 이곳을 나와 다시 노란색 라인으로 갈아타야 하는데 카시비어 게이트(Kashmere Gate)까지 가는 별도의 티켓을 구매해야 한다. 그리고 카시비어 케이트에서 내려 아그라 행(行) 버스로 갈아타야 한다. 아그라(Agra)는 인도 야무나 강변에 위치한 고대 도시로 우타르프라데시 주에 위치해 있다. 1526년부터 1658년까지 무굴 제국의 수도다.
그런데 아그라 행 버스에 대해 물어보니 아무도 제대로 알려주지 않는다. 뜻밖에도 영어를 제대로 아는 사람이 많지 않았다. 알고 보니 여기는 아그라로 가는 버스가 없다고 한다. 다른 버스터미널로 가서 버스를 갈아타면 된다는 것이다.
우여곡절 끝에 버스정류장에 도착, 버스를 타려는데 갑자기 버스가 움직였다. 달려가 겨우 버스를 붙잡았다. 거의 곡예수준이다.
버스로 거의 4시간 이상을 달렸다. 드디어 아그라가 보이고 이어서 타지마할이 나왔다. 오후 6시에 문을 닫는데 도착시간이 거의 4시 40분.
그래도 타자마할을 볼 수 있는 시간대에 겨우 도착하게 되어 진심으로 감사했다. 먼저 호텔로 가서 핸드폰 충전을 하기로 한 것이 실책이었다. 타지마할 문을 닫는 시간을 계산하지 못한 것이다. 호텔로 가는 데에 80루피가 필요했다. 마침 타지마할 정문을 지나가니 먼저 여기부터들어가야겠다는 생각이 든 것이다. 내려서 티켓 오피스까지 가는 데에 상당한 시간이 걸렸다. 입장료는 1000루피. 신발덮개 등을 가지고 들어가려니 1100루피란다. 이곳은 노트북을 가지고 갈 수가 없는 모양이다. 시간도 없는데 절차가 복잡했다.
이윽고 타지마할로 향하는 4개의 문으로 들어갔다. 타지는 왕관(왕비라는 의미도 있다. Crown), 마할은 궁전(Palace)이란 의미다. ‘왕비를 위한 궁전’이어서 그 명성대로 아름다웠다. 대리석은 인도, 검은색 돌은 벨기에서 왔다고 한다.
흰색 돔건물은 장관이었다. 핸드폰 배터리가 모두 나가서 사진을 찍을 수 없어 당황하자, 안내원이 직업사진사를 소개하였다. 중요한 순간을 기념하기 위하여 할 수 없었다. 그런데 문제는 바가지였다. 모델처럼 포즈를 취한 대가를 톡톡히 치룬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