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여곡절 끝에 공항에 도착하니 너무 이른 시간이다. 새벽 3시30분이 이륙시간인데 전날 밤 10시가 좀 넘었을 뿐이다. 항공사 카운터는 체크인을 위한 오픈조차 하지 않았다. 체크인을 하고 들어가야 라운지를 이용할 수 있을텐데 쉴 데가 마땅치 않다.
적당이 먹을 곳을 찾아보니 딱히 좋아 보이는 곳이 없었다. 가볍게 맥주를 하고 있는 사람들이 부러웠다. 현재 남은 바트는 300바트 정도. 카페 같은 곳에 생맥주가 보여 물어보니 큰 생맥주가 276바트라고 한다. 기쁜 마음으로 생맥주를 주문하고 이번 근동(近東) 및 중앙아시아 기행에 필요한 예약 등을 점검해 보았다. 카드결제상 문제가 있어서 이중예약 및 결제가 있었기 때문이다.
어느 사이트에서 카드로 결제를 시도했는데 결제가 취소되었다는 신호만 계속 나오서 당황했다. 처음에는 단순한 기술적 처리 미숙으로 가볍게 생각하였으나 다시 보니 결제 취소되었다는 예약이 정상 결제되었다는 이메일이 들어왔기 때문이다. 문제는 종전예약이 정상적으로 이루어지고 않고 결제가 되지 않았다고 생각하여 이미 다른 비행기편을 예약한 상황이다.
워낙 저가예약을 하였기에 이런 예약의 특징은 결코 예약취소를 허용하지 않는다. 그래도 한번 부딪혀 볼 생각이었다. 여행사이트 측의 늑장을 지적하면서 원만한 분쟁해결을 요청하였다. 즉 이메일 등으로 자초지종을 설명하였다. 하지만 달리 큰 기대는 하지 않았다.
그런데 금방 이메일 회신이 왔다. 50유로만 공제하고 나머지는 환불해 줄테니 이에 대하여 승낙하면 승객 이름과 카드 마지막 4자리 번호를 기재하여 회신해 달라는 내용이었다. 물론100% 환불은 아니었다. 그렇지만 조금 손해를 보면서 최종 해결하는 방향으로 결정했다. 고마운 마음이 들었다. 시계를 보니 벌써 자정이 넘었다.
얼마 후 카운터가 열렸다. 문제는 출국수속. 새벽 1~2시인데 엄청난 출국인사들로 공항은 벌써 만원이었다. 엄청난 시간이 걸렸다. 겨울철이어서 방콕으로 방문이 많은 모양이다. 특히 한국인들에게 방콕은 가장 좋은 관광도시 중의 하나다. 얼마 전에 읽은 ‘1월 방문 방콕 해외관광객 중 1위 국가가 한국’이라는 기사가 생각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