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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남아 일기 78- 매염과 소음 등 최악의 도시 자카르타의 현실에 접하다

글 | 김승열 기자 2020-01-17 / 2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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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카르타 하면 교통체증이 심하기로 유명하다. 그런데 실제로 자카르타의 시내거리를 걸어보니 생각보다 더 심각하다. 공항에서 감비아 버스역까지 담리(DAMRI) 공항버스를 타고 올 때까지는 전혀 느끼지 못하였다. 비교적 넓은 도시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큰 빌딩과 낙후된 지역이 공존하는 전형적인 동남아 지역의 도시로만 느껴졌다.

 

막상 감비르(Gambir)에서 내려 전철로 갈아 타려고 하니 감비아 역에서는 티켓을 살수 없다고 하여 놀랐다. 티켓은 전철과 버스 모두를 이용할 수 있는 티켓인데 이곳 감비르역에선 살 수 없다니.....당황스러웠다.

그 직원의 답변은 시내와 시외를 구분하여 시내역에서는 시외역의 티켓을 살 수 없다는 취지의 답변이었다. 좀 기가 막혔다. 달리 방법이 없어서 그랩을 불러 타려고 하다가 50분정도 거리여서 걸어 보기로 했다. 이 결정이 가장 잘못된 결정이었다.

 

일단 모든 거리가 보행자를 위한 배려가 전혀 없었다. 횡단보도가 있지만 밀려오는 자동차와 오토바이로 달리 건너갈 수가 없었다. 아니 이와 같이 많은 차와 오토바이가 밀려오고 심지어 통제가 전혀 되지 않는 현실에 경악했다. 거리는 차들을 위한 거리였고 보행자는 안중에 없어 보였다. 아니 어떻게 이럴 수가 있을까?

경악과 분노가 치밀었다. 지금까지 가본 세계 어느 나라 도시에서도 경험할 수 없는 최악의 경험을 한 것이다. 게다가 날씨는 더웠다. 경악과 분노 등 복잡한 감정이 밀려 들었다.

 

심지어 매연 역시 심각하였다. 거의 눈을 뜰수 없을 정도였다. 일부는 마스크를 써고 무표정한 표정으로 공격적으로 차와 오토바이를 몰았다. 조금이라도 늦어지면 세계가 무너지는 분위기를 풍기고 있었다.

 

지금이라고 비행기가 있으면 돌아가고 싶을 정도였다. 도중에 휴식이 필요해서 패스트 푸드집에 들어가서 음료수 등을 마시고 마음을 달래었다. 다시 좀 걸으니 숙소가 나왔다. 그나마 숙소가 비용 대비 가성비가 좋아 보였다.

 

샤워를 하니 이제 살 것 같았다. 아니 쿠알라룸푸르의 도시 속의 아름다움과는 너무나도 대비되는 도시로 온 것이다. 물론 이곳에 좋은 장소도 많을 것이다. 그러나 근본적으로 보행자에 대한 배려가 전혀 없어서 안타까움이 들었다. 여기에 분명 빈부의 격차가 심한 나라의 전형으로 보였다. 상류층은 결코 길거리에서 걷지 않는 모양이다. 그렇지 않고는 이 같이 보행자를 내팽개치는 도시는 없을 것이다.

 

지나가면서 보인 부통령의 집무실은 세계 어느 곳보다도 화려하게 보였다. 그러나 그 앞의 보행자는 보행자도로가 있어도 길을 건널 엄두조차 못낼 정도로 심각하다. 매연, 소음 등 거의 교통지옥의 전형 자체였다. 아니 아떻게 이런 곳에서 살 수 있을 지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횡단보도가 있어도 건너는 것 자체가 불가능해 보였다. 보행자를 도와주는 교통경찰이나 신호등 조차 전혀 없다니....

 

인도네시아의 근본적인 문제점이 여기에 바로 드러나는 것 같았다. 보행자는 국민이 아닌 모양이다. 죽음을 무릅쓰고 횡단보도를 건너야 할 정도로 심각하다니...... 그럼에도 이에 대한 아무런 사회안전 장치가 없다니 실로 놀라울 따름이다.

 

한국에 이런 상황이 발생되었다면 어떻게 되었을 것인가? 모든 신문, 방송, 잡지가 달려들어 성토장으로 만들었을 것이다. 자카르타에 도착하자마자 이 대도시의 근본적인 문제가 교통상황에서 다 드러나는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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