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윈빌딩과 같이 외관을 강조하고 마케팅 친화적인 장소를 거부해 왔다. 그런데 이번의 느낌은 달랐다. 달리 뚜렷한 특징이 없는 국가나 지역에서 자금을 투자하여 하나의 랜드마크 건물을 만들어 이를 활용한 비즈니스를 비난해서는 안 된다는 생각이 들었다.
트윈타워 프로젝트는 누구나가 예상가능한 프로젝트이다. 그러나 이와 같이 쉬운(?) 프로젝트를 실제 운용하는 것은 상당히 어려운 일이다.
따라서 먼저 이와 같은 아이디어를 제안한 선각자에게 칭찬과 격려를 보내고 싶다. 사실 말레이 지역은 달리 특별한 특징이 거의 없다. 전 세계에 자랑할 만한 역사적 문물도 제한적이다. 그러나 마케팅을 제대로하여 전 세계의 주목을 받아야 한다. 그래야 미래가 보장될 것이다. 그런면에서 트윈타워는 상당히 긍정적으로 주목할 만한 점이 적지 않다.
그리고 이를 잘 운용해 온 것으로 보인다. 관광 단지화하고 나아가 트윈빌딩 입주회사나 직원, 시민 그리고 관광객을 비롯한 모든 이해 관계자가 모두 원하는 방향으로 제대로 도안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이해 관계자의 의견이 제대로 반영되지 못하는 심각한 문제점이 있다. 이는 하루 속히 개선되어야 할 것이다.
한참을 걸어다녔더니 온몸에 피곤이 몰려왔다. 그래서 트윈빌딩에 있는 식당에서 맥주 한 잔하는 등 동중정을 즐기고자 마음먹었다. 그런데 물가가 생각보다 비싸다. 아사히 맥주가 30링깃이고 다른 식사 메뉴의 값은 거의 한국과 비슷하다. 놀라서 좀 망설이게 되었다.
고민하다가 맥주를 한 잔 시키기로 했다. 다행이 오후 7시까지는 해피 아워 시간이어서 하나를 시키면 무료로 하나를 더 준다는 것이다. 기쁜 마음에 시켰다. 안주 생각이 간절했다. 추천을 부탁하니 커리로 만든 말레이 특유의 스테이크, 그리고 인도음식에 많이 나오는 난을 추천하였다. 먼 이국에 왔으니 이곳 전통음식을 한 번 접하는 것도 좋은 경험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칼스버거가 38링깃, 아사히는 30링깃이었다. 조금 고민했으나 이곳 실정에 맞고 여기에서 인기가 좋은 맥주를 시키기로 했다. 커리로 만든 스테이크와 갈릭 난 역시 무난했다.
모처럼 조용한 가운데 여유를 즐기는 맛이 그리 간단하지 않다. 한편으로는 걱정이 앞선다. 그렇지만 새벽이 가까워지자 생각이 점차 바뀌어 갔다. 그래도 여행 만큼 즐거운 일은 없다. 그리고 삶을 더 윤택하게 만드는 영양분이라는 취지의 이야기를 했더니 전체적으로 이를 수긍하는 분위기이다.
트윈빌딩에서 춤추는 분수를 바라보며 조용하게 맥주를 즐기는 시간은 시계를 멈춘 것 같았다. 트윈빌딩에서의 맥주, 말레이식 커리 비프스테이크 그리고 갈릭 난!
시간이 멈추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그렇지만 이 역시 하나의 과정일뿐......지금부터 과정에 초점을 둔 인생을 살아야겠다는 다짐을 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