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 8차 사건 당시 엉터리 수사와 억울한 옥살이를 두고 수사 당국의 민낯이, 그리고 진실이 드러날 수 있을까. 또 일관되게 가혹행위와 억울함을 호소하는 이의 호소를 당시 재판관은 귀를 기울였는지, 그리고 재판심리가 제대로 이루어졌는지도 밝혀져야 한다.
화성 8차 사건은 1988년 13세 소녀가 집에서 성폭행을 당하고 숨진 변고였다. 이웃집에 살던 윤모씨라는 엉뚱한 사람이 20년이라는 긴 세월을 무고하게 옥살이를 했다. 이춘재의 자백이 없었다면 영원히 드러나지 않았을 것이다.
최근 검찰이 “경찰·국과수의 조작 정황 포착했다”고 한다. 조심스런 이야기지만 당시 현장에서 찾았다는 증거(체모)가 가짜였다는 얘기가 된다. 아니면 윤씨 것이 아닌데 몰아갔다는 것이다. 기가 막힌 일이다.
증거를 조작해 엉뚱한 사람을 20년간 옥살이를 시켰다니... 세상에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다는 말인가.
윤씨는 무기징역을 확정받고 복역하다 2009년 가석방됐다. 그나마 가석방되었다고 하니 하늘도 무심하지 않으셨던 모양이다. 윤씨는 재판이 진행되는 동안에도, 교도소 생활 내내 “가혹행위에 의한 허위 자백”이라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또 최근 이춘재의 자백을 확인하려고 찾아온 경찰관에게도 같은 말을 했다고 전한다.
그렇다면 당시 가혹행위 여부 내지 허위자백 가능성에 대한 심도있는 심리가 필요한 상황이었다. 또 그런 상황에서 재판심리가 제대로 이루어졌는지 정밀하게 조사해 볼 필요가 있다.
그런데 지금 어느 누구 이 부분에 지적하거나 관심을 표명하지 아니한다. 안타까울 따름이다. 이런 사건의 재발방지를 위해서는 반드시 필요한 절차이다. 법원 기타 국회 차원의 재조사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