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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정경대학(LSE) 법대 교수를 만나 현안에 대하여 논의를 하다

글 | 김승열 기자 2019-11-08 / 1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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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인 명문인 런던정경대학(LSE) 법대에서 중재법 등을 강의하고 있는 Jan Kleinheistekamp 교수를 만나기 위하여 LSE 법대건물을 찾아 갔다. 일 층에서 교수실로 올라가기 위하여 절차를 밟고 있는데 정시에 교수님께서 직접 나타났다.
 
반갑게 인사를 나눈 후 바로 교수가 예약한 식당으로 갔다. 남미계 식당으로서 호텔이 운영하고 있었는데, 인터리어가 아주 독특하게 꾸며져 있었다. 천장으로 하늘과 주변의 가로수가 보이게 설계되어 있고, 실내 장식 역시 아름답게 잘 꾸며져 있었다. 교수의 취향을 짐작하게 그런 멋진 식당이었다.
 
자리에 앉아서 가지고 온 한국산 부채와 과거에 중국 상하이 공장에서 선물 받은 실크로 된 스카프를 선물로 건네주면서 감사를 표시하였다. 부채와 스카프 가격이 너무 저렴한 것이어서 이런 좋은 식당으로 초대해준 답례로서는 미약한 것 같아서 조금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다음에 한국에 오면 필자가 잘 대접하겠다고 이야기하는 것으로 답례를 대신할 수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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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수는 원래 독일계이나 칠레에서 자랐고, 현재는 런던 LSE에서 대학교수를 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집은 브뤼셀이고 부인은 벨기에 뤼벤대학교 법대에서 ‘conflict of law’(국제사법)를 강의하는 대학교수라고 하였다. 따라서 런던에서는 매주 3일 정도 머무르고, 나머지 4일은 브뤼셀에서 인터넷 강의를 하면서 가족들과 생활을 한다고 한다.
 
런던에서 브뤼셀까지는 기차로 2시간밖에 걸리지 않기 때문에 이렇게 생활하는 데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하면서 자신이야말로 국제적으로 살고 있다는 농담을 했다. EU안의 각 국가가 사실은 국가라기보다는 하나의 국가 내의 많은 도시라는 느낌을 다시 한번 확인해주는 것 같았다.
 
대학교수 생활이 어떠하냐고 하니 굉장히 만족스럽다고 하였다. 강의는 중재법 초보와 심화과정을 가르치고 있으며, 계약법과 EU 계약법 기초실무와 나아가 INVESTMENT DISPUTE(국제 투자분쟁)를 가르치고 있다고 하였다.
 
특히 계약법에서는 각국에서 온 법률가들로 구성된 LLM 과정이어서 수업시간에 계약법 사례분석을 각국의 법을 준거법으로 하여 각자가 자국의 법률에 기초하여 이를 분석·발표를 하도록 진행한다고 하였다. 이 발표 과정에서 학생 각자의 접근방법과 분석과 이에 대한 논리적인 생각이 너무 다양할 뿐만이 아니라, 우수한 학생들의 발표가 참신하여 인상적이고 재미가 있다고 하였다. 이런 점 때문에 교수생활이 너무 흥미롭다고 하였다. 최근 분쟁이 되고 있는 국가와 사인 간의 INVESTMENT(투자) 분쟁에 관한 강의 역시 박진감이 있고 흥미롭다고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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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관련하여 필자가 이러한 분쟁해결 절차가 국제중재기구에서 다루어지고 있는데 이는 개별 국가의 주권과도 관련이 있어서 많은 문제점이 있을 수 있다고 하니 일부 공감을 표명하였다. 그리고 소송이나 중재절차에서 영미식 접근방법과 대륙법계접근 방법이 상당히 다르고 또한 각자가 나름대로 장단점이 있다는 점에 대하여 논의하면서 상당 부분에 대하여 깊은 공감을 나누기도 하였다.
 
교수생활을 하면서 중재인으로서는 간헐적으로 활동하는 데 이는 실무적인 감각을 유지하는 데에 많은 도움이 된다고 한다. LCID, ICC(국제상업회의소) 등의 역할과 활동 등등에 대하여도 물어보니 전통적으로 ICC가 유명하나 워낙 신중하게 접근해서 그런지 그 절차에 시간이 다소 오래 걸리는 점이 아쉽다고 하였다. LCID 중재는 좀 더 유연성이 있는 것으로 보이고 최근에는 싱가포르 등 동남아 지역의 중재가 좀 더 활성화되고 있다고 관심을 표명하였다.
 
그리고 최근 화두인 온라인 분쟁해결 방식에 대하여도 물어보자 보수적인 법률가 집단에서 효율성만을 강조하는 ODR의 조기 정착에는 여전히 시간이 걸릴 것으로 전망하였다. 효율성 못지않게 신중한 접근을 강조하는 보수적인 법률가 집단에게 이처럼 효율성만을 강조하는 제도가 정착되는 데에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의견이었다. 다만 단순하고 전형적인 소비자분쟁과 같은 분야에서는 뜻밖에 조기에 정착될 가능성이 있다는 의견을 피력하기도 하였다.
 
최근 영국의 BREXIT에 대한 견해를 물어보니 실제로 영국 내에서는 이에 따른 부정적인 부분이 현실적으로 일부 나타나고 있다는 조심스러운 대답을 하였다. 최근에 한국 자동차업계에서도 영국에 투자하기로 하였다가 이를 철회하였다는 보도도 접하였다는 우려를 표명하기도 하였다.
 
그리고 교수 개인적으로는 현재 독일 변호사이기는 하지만 BREXIT 이후에는 영국 변호사 자격이 필요할 것 같아서 영국의 송무변호사인 BARRISTER 자격등록을 위한 간이 등록절차를 검토하고 있다고 하였다. 왜냐하면 BREXIT 에는 독일변호사자격이 그대로 인정되지 아니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라고 하였다.
 
식당의 음식은 아주 간결하고 멋있고 맛깔스러워 고급식당이라는 느낌이 저절로 들었다. 수프, 생선 그리고 디저트는 상당히 정갈하고 맛이 좋았고, 서비스 역시 아주 밝고 부드럽게 진행되어 모처럼 즐거운 마음으로 점심을 하였다.
 
교수님께 다시 한번 시간을 내주시고 식사까지 같이하게 되어 고맙다는 감사를 표하고 다음에 한국에 오면 대접을 하겠다는 인사를 하였다. 마침 부인이 일본에서 몇 주간 강의할 예정이고 또한 교수도 한번 일본을 방문할 예정이라고 하여 가능하면 서울을 방문할 것으로 요청했더니 적극적으로 고려하겠다는 대답을 했다. 오랜 시간이 지나 아쉽지만 다음 기회를 기약하고 헤어졌다. 이 자리를 빌려 다시 한번 소중한 시간을 내주신 Jan Kleinheistekamp교수에게 감사를 표하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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