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은 사간에 전철에 타고 심천에 있는 Lu Wu에 도착하니 별도의 출입국절차가 진행되었다. 다행스럽게 비자를 서울에서 받아서 크게 어려움이 없었으나 의외로 분위기가 다소 고압적이었다. 과거의 권위적인 분위기가 아직도 남아 있는 듯했다. 그래도 나름대로는 친절한 면이 적지 아니하였다. 다만 이에 익숙하지 아니한 이방인으로서는 다소 긴장되게 하는 면이 있었다.
호텔까지는 택시로 얼마 되지 아니하여 타고 가니 생각보다는 호텔이 보기가 아주 나쁘지 아니하고 또한 가성비가 좋아 보였다. 거의 12시가 넘어서인데도 호텔 주변에는 사람들의 왕래가 많았다. 호기심에 늦은 시간에 혼자 다녀도 안전상에 문제가 없느냐고 호텔직원에게 물었더니 전혀 없다고 한다. 그 이유를 살펴보니 의외로 경찰 등이 많아서 오히려 범죄율이 적을 것 같다는 생각이 불현듯 들었다.
간단하게 요기를 하려고 호텔주변으로 살펴보니 젊은 사람과 관광객으로 보이는 사람들이 늦은 시간에도 많이 왕래하고 있었다. 간단하게 요기할 것을 사서 호텔에 돌아와서 샤워를 하고 침대에 누우니 그냥 잠이 쏟아졌다. 깜박 잠이 들어서 다시 일어나니 아침 8시 30분이다.
급히 조찬을 하러 내려가니 간단하게 급히 먹고 북경대 법대를 향하여 길을 나셨다. 관광 겸해서 전철을 타고 갈려고 티켓을 발급하려고 하니 티켓발급은 카운터에서는 안 되고 오직 기계로만 된다고 한다. 신기할 정도이다. 그만큼 무인화 내지 컴퓨터화가 잘 된 것 같았다. 그런데 머신에서는 티켓의 보수인식에 있어서 지폐는 안 되고 동전만 사용이 가능하다고 하였다. 이런 이유로 티켓을 구입하기 위하여 실랑이를 벌이느라고 시간을 다소 낭비하였다.
북경대 법대는 University Town이라는 전철역주변에 있었는데 안내 표지판 등에 이에 대한 표기가 제대로 안 되어 있어서 찾기가 다소 애매하였다. 북경대 법대의 법학 및 경영대 석사과정이 심천대학교의 구석부분에 자리 잡고 있었는데 캠퍼스가 의외로 아담하고 아름답다.
다만 전철역의 약도나 심천대학교의 안내표지판에도 달리 북경대 법대에 대하여 크게 기재한 안내도면이 거의 없어서 찾기가 조금 애매하였다. 다행스럽게도 구글맵은 의외로 작동을 잘하였다. 전해 들은 바로는 구글이 중국에서는 제대로 작동을 하지 아니하는 것으로 알았는데 그날은 의외로 잘 작동되어 큰 도움을 받았다.
구글맵이 일부 지역은 차단이 되어 있었는데 업그레이드가 어려워서인지 이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여 좀 헤매었지만 전체적으로는 아주 훌륭한 안내를 해주어 마침내 북경대 법대에 도달할 수 있었다. 다시 한번 구글의 위대함에 놀라고 감사할 뿐이다.
막상 가보니 북경대 법대와 경영대 건물은 크고 웅장하고 멋있었다. 때마침 학생으로 보이는 사람에게 법대 건물에 대하여 물어보니 아주 친절하고 밝게 잘 이야기 해주었다. 법대는 아주 멋진 건물에 소재하면서 그 주변의 경관 역시 조용하고 은은하였다.
마침 법대에 한국계 교수님들도 계시고 한국인 학생도 있다고 하여 법대 건물을 한번 방문하기로 하였다. 때마침 그리고 점심때여서 경영대 구내식당에서 가서 한번 식사를 하기로 하였다. 교수실은 5층에 좋은 위치에 잘 자리 잡고 있고 전망도 좋아서 연구가 저절로 잘 될 것 같았다.
이어 경영대 건물로 가니 이 건물이 전 세계에서 경영대 단독 건물로는 가장 큰 건물이라고 한다. 밖에서 일견 보기에는 의외로 아담하게 보였는데 실제로 내부에 들어가니 그 큰 규모에 놀라움을 금할 수 없었다. 역시 중국의 스케일이 크다는 점은 부인하기가 어려운 진리인 것 같았다.
북경대 법대 내에는 한국계 교수님이 두 분 계시는 데 한 분은 정교수로서 한국인 교수이시고 또 다른 한 분은 중국에서 태어난 한국계 강사분이시라고 한다. 그리고 법대 석사과정에도 한국인 학생이 한 분이 계신다고 한다.
그런데 유감스럽게도 각자 너무 바빠서 공식적인 모임 외에는 서로 잘 보지 못한다고 하였다. 그래서 필자가 그러면 좀 외롭지 아니하느냐고 물어보자 교수분들은 강의 준비, 세미나 준비 그리고 석사과정 학생들의 논문지도 등을 하게 되면 시간이 여전히 너무 부족하다고 하였다.
그리고 최근에 해외 대학에서 나오는 책의 한 부분에 대한 원고를 마쳤는데 실제 페이지 수는 30여 페이지에 불과하지만 많은 시간이 소요되었다는 취지로 이야기하면서 의외로 바쁜 교수일정에 대하여 어려움을 호소하는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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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수님분들은 글 쓰는 작업을 성형외과수술에 비교하였다. 초기에는 뼈대를 만드는 정형외과와 비슷하나 시간이 지나면 성형외과에 비슷하고 나아가 자주 하면 중독이 되는 점에서 거의 유사하다고 하였다. 흥미롭고 수긍이 가는 이야기였다.
그리고 교수분들의 원고작성 과정에서 퇴고의 어려운 작업을 실감하게 되었다. 예를 들어 논문상 성공보수금을 나타내는 영어표현에 관하여 살펴보자. 예를 들어 Contingent Fee와 Contingency Fee 중 어느 표현이 더 정확한 표현인지가 궁금하여 상당시간을 보낼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어떻게 기재 또는 표현할 것인지에 대하여도 많은 고민을 하게 된다고 하였다. 그간의 리서치 결과에 의하면 문헌상으로 두 개의 표현 모두가 논문 등에 자주 보여서 더 혼란스러웠다고 한다. 그래서 실제로 미국인 교수에게 이 부분에 대하여 물어보기도 하였다고 한다.
미국인 교수는 즉 문법적으로는 형용사와 명사가 있는 Contingent Fee가 더 적절할 것 같지만 명사를 사용하여 형용사처럼 사용하는 경우가 있는데 실무적으로 Contingency Fee가 일반적이라는 것이라고 의견을 제시하였다고 한다. 이처럼 교수 분들이 치밀하게 논문을 준비하면 얼마나 많은 시간이 걸리고 힘든 작업일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더욱이 세계적인 교수 분들이라면 자신들의 표현에 대하여 더 깊은 책임감을 느끼게 될 것이고 따라서 이러한 책임감 하에 치밀하게 논문을 준비하는 모습이 더 없이 존경스럽기까지 하였다.
이어 경영대 구내식당에서 간단하게 점심을 먹고 시간관계상으로 급히 홍콩으로 귀환하였다. 홍콩으로 가는 심천의 출입국관리사무실의 분위기가 의외로 다소 권위적이어서 아쉬움이 있었지만 전체적으로는 친절한 편이었다. 앞으로 중국을 알기 위하여 좀 더 중국을 방문하는 기회를 만들기를 마음속으로 스스로 약속하면서 아쉽지만 서울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