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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의 의사소통 메커니즘- 칼럼과 논문의 매력분석

교수나 전문가 영역에서 칼럼과 논문은 둘 다 필요하다. 하버드 법대의 홈페이지에 보면 교수들의 논문 뿐만이 아니라 세계적 일간지에 발표된 칼럼도 동시에 소개가 된다. 이는 그 만큼 칼럼도 중요하다고 보기 때문이다. 즉 사회적 영향력 측면에서는 칼럼이 차지하는 비중은 의외로 높다. 다만 논문과 칼럼의 장단점을 취합한 융합형태의 '간명한 소논문 형식의 칼럼'이 등장하기를 기대해 본다. 실제 시장에서는 이에 대한 수요가 있고 각 분야별로 세분화될 필요가 있다. 형태도 글 뿐만이 아니라 동영상의 형태로 확대될 필요가 있다.

글 | 김승열 법률큐레이터, 한송온라인리걸센터(HS OLLC) 대표 변호사 2019-09-09 / 1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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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문은 어떤 것에 관하여 체계적으로 자기 의견이나 주장을 적은 글이다. 칼럼은 신문 잡지에 시사. 사회, 풍속 등에 관하여 짧게 한 평을 말한다. 교수들은 주로 논문으로 자기의 모든 지식을 발표한다. 철저한 인용 등 주석이 엄청나다. 어느 교수의 말에 의하면 1편의 논문을 위해 적어도 100개 이상의 논문을 봐야 한다고 한다. 일본 문인의 경우 1권을 내기 위하여 책 500권 이상을 읽는다고 한다. 그만큼 쉬운 작업이 아니다. 안타깝게도 칼럼 한 개를 쓰기 위하여 얼마나 많은 논문, 책 등을 보는 지에 대하여 발표한 사람은 없다. 그만큼 칼럼은 내용의 전문성이 떨어진다는 이야기일까? 물론 그럴 수도 있을 것이다. 간혹 이를 너무 확대하여 칼럼의 효용에 대하여 폄훼하려는 시도도 적지 않다.
 
어느 교수의 칼럼이 생각난다. 칼럼과 논문을 비교하면서 어느 것을 더 써야 하는 지에 대한 솔직한 고민을 토로했다. 논문은 의미가 있다. 그리고 전문성 제고에 꼭 필요하다. 그렇지만 이를 읽는 사람은 극소수이다. 이에 반하여 칼럼은 상대적으로 쉽다. 그런데 사회적 파장은 크다. 일부 교수는 훌륭한 칼럼으로 인하여 정부의 고위직으로 초빙되기도 한다. 그리고 주위 사람들로부터 인사를 듣기도 한다. 각자 장단점이 있는 것이다. 그러면서도 교수는 논문으로 승부를 해야한다는 결론을 내렸다.
 
위의 말에 동의하지만 교수가 아닌 필자는 다른 생각이다. 먼저 논문은 너무 어렵다. 집중하여 읽어 봐도 결론조차 이해하기 어렵다. 특히 가장 강조되는 부분이 무엇인지도 모르겠다. 물론 초록은 있다. 그런데 초록은 목차 정도를 나열한 수준이다. 그 핵심 내용을 찾기 어렵다. 이를 찾으려면 돋보기를 들고 하나하나 보물찾기를 해야한다. 물론 논문마다 다를 것이다. 그렇지만 필자가 경험한 논문은 상당수가 그러하다. 그러니 논문은 일단 읽기가 싫다. 아니 두렵다. 괜히 무식한 자신을 재발견하고 실망하기 때문이다.
 
칼럼은 이에 반하여 짧고 간명하다. 말하고자 하는 바가 쉽게 드러난다. 좋은 문구도 있다. 가슴을 울리는 핵심 덩어리도 찾기 쉽다. 물론 다소 황당한 칼럼도 있기는 하다. 제대로 이해가 되지 않은 상태에서 쓴 칼럼도 적지 않다. 필자의 칼럼 역시 가끔 읽어보면 얼굴이 화끈거린다. 그런데 필자는 무엇보다도 명확하게 쓰려고 한다. 그리고 모르는 부분은 언급하지 않으려고 한다. 그럼에도 미흡한 부분이 눈에 띈다.

논문과 칼럼 둘다 다 만족스럽지 않지만 이들 두 개를 적정하게 융합하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간명한 소논문과 같은 칼럼. 거기에는 다양한 정보가 들어가 있고 의미 있는 논평과 방향 제시가 있는 살아있는 칼럼! 이를 위하여서는 20-30개의 논문은 필수적일 것이다. 그리고 해외의 사례와 제도 그리고 국내의 법제도, 판례 등이 소개되어야 한다. 그리고 현행 제도의 문제점과 이에 대한 대책 내지 미래 전망 등이 간명하게 제시되어야 한다. 어쩌면 논문을 알기 쉽게 풀어 쓰는 차원의 칼럼도 나쁘지 않다. 최근에 책을 소개하는 유튜버가 많이 있다. 장단점이 있지만 보완하면 훌륭한 영역이라고 본다. 그렇다면 논문을 풀어 설명하는 칼럼은 훌륭한 영역이 될 것이다. 물론 이는 글에 한정할 필요는 없다. 유튜브 등 동영상의 형태로 제공되어도 좋을 것이다.
 
어쩌면 지금은 전문가와 일반인 사이의 가교 역할을 하는 큐레이터가 필요한 시점으로 보인다. 점차 사회는 전문화되어 가고 있다. 따라서 과거 상식수준의 지식만으로 경쟁력을 확보하기는 어렵다. 그렇다면 양 극단의 중간자 역할을 하는 전문가가 필요할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역할을 하는 플랫폼이 필요하다. 이런 역할을 하는 사람은 해당 분야의 30년 이상의 경력이 필요할 것이다. 그래야 어려운 전문지식을 쉽고 평이하게 설명해줄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를 위하여서는 디지털기법이 가미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 좀 더 비즈니스적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 공익적 차원의 역할과 아울러 비즈니스적인 역할을 할 플랫폼비즈니스모델이 나오기를 바란다. 물론 현재에도 연수, 교육, 유튜브 등의 형태로 시도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렇지만 전문분야 별로 세분화되고 좀더 규모의 경제를 도모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아니면 1인 미디어 형태도 물론 가능할 것이다. 다만 좀더 국제적인 연대 내지 협업 등으로 스케일을 크게 할 필요가 있다.
 
그런 의미에서 일반인에게 전문지식을 쉽게 설명해주고 방향을 제시하는 칼럼의 유용성은 적지 않다. 다만 좀더 세분화되고 좀 더 내용이 충실할 필요가 있다. 나아가 현대의 문자형태가 아니라 동영상 형태로 확대될 필요가 있다. 물론 일부 유튜버가 이의 기능을 현재 맡고 있다. 그 가운데 좀더 공신력 있고 수요자에게 친화적인 비즈니스 모델이 구축될 필요가 있다. 그리고 이들의 등급을 평가하는 민간차원의 평가시스템도 도입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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