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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칸 일기 후기 3] 여행 그리고 일상

이번 동유럽 여행은 일상으로 부터의 탈출이었다. 이제 다시 일상으로 돌아왔다. 여행은 일상에 대하여 많은 것을 느끼게 한다. 여행이 힘들수록 그 소회가 크다. 그 만큼 편차가 크기 때문이다. 삶에서 여행과 일상은 모두 소중한 존재들이다. 특히 여행은 그 자체만으로 좋다. 필자에게는 또 하나의 큰 의미가 있다. 일상의 소중함을 더 실감하게 해 주기 때문이다. 그저 감사할 뿐이다. 조만간 새로운 여행도전을 기대해 본다. 이를 위해 더 한층 일상에 충실하고자 한다.

글 | 김승열 법률큐레이터, 한송온라인리걸센터(HS OLLC) 대표 변호사 2019-07-31 / 1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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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유럽의 풍광은 푸른하늘, 코발트 빛의 바다 그리고 유럽특유의 붉은 색 지붕과 흰색 벽 등으로 꾸며져 있었다. 이국적이다. 그리고 너무 아름다웠다. 고전 음악과 미술이 자연스럽다. 부드러운 재즈 음악이 감미로웠다. 싸고도 가벼운 포도주가 그 멋스러움을 더해 준다.

일상은 평범하면서도 소중하다. 다만 평소에 이를 제대로 인식하지 못할 뿐이다. 대체로 민밋하다. 또한 따분하기도 하다. 때로는 의외의 피로감도 더해진다. 반면 여행은 다르다. 설레임이 있다. 반면 힘들다. 또한 외로운 도전이기도 하다. 특히 혼자만의 여행은 더 복잡하다. 설레임과 왠지 모를 두려움이 합쳐진다. 여행과정도 즐겁다. 그러나 대다수 고된 경우가 많다. 그래도 그 이후 추억은 항상 아름답다. 지나고 나면 모든 것이 다 미화된다. 여행 과정의 어려움이 더 아련하다. 너무 슬프지 않은 묘한 느낌이다. 가끔은 슬그머니 미소짓게도 한다. 즐거움과 행복감이 밀려온다.

최근 세미나 참석차 동유럽을 다녀왔다. 다소 무리한 일정이었다. 그렇지만 과감하게 나셨다. 업무에 상당한 차질도 초래하였다. 그리고 너무 타이트한 일정이었다. 과정에 말 못할 어려움도 많았다. 그러나 결코 후회하지 않는다. 생각을 많이 하면 결코 갈 수 없다는 생각에서이다.

 

동유럽의 풍광은 푸른하늘, 코발트 빛의 바다 그리고 유럽특유의 붉은 색 지붕과 흰색 벽 등으로 꾸며져 있었다. 이국적이다. 그리고 너무 아름다웠다. 고전 음악과 미술이 자연스럽다. 부드러운 재즈 음악이 감미롭다. 포도주가 그 멋스러움을 더해 준다.

 

필자는 게으런 편이다. 책 읽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 상당시간 집중하는 것이 쉽지 않다. 그러다 보니 글을 쓸 때 어렵다. 소위 Input이 없기 때문이다. 그러니 Output이 부실할 수 밖에 없다. 그러나 수년 전부터 달라졌다. 그만큼 책의 중요성을 절감한 것이다. 글을 쓰면서 책의 중요성을 느낀 것이다. 그러나 이미 타성이 붙어 여전히 어렵다. 그런데 다행스럽게 수년전에 그 대체재를 발견하였다. 바로 여행이다. 여행은 필자에게는 책과 같은 존재다. 여행은 많은 것을 그대로 보여준다. 이차원적인 종이 책과는 비교가 되지 않는다. 물론 영상형태의 전자책(?)은 시각적인 효과가 더해질 수 있다. 그렇지만 여행과는 비교가 되지 않는다. 여행은 필자의 눈으로 귀로 그리고 피부로 느끼게 해주는 살아있는 책이다.

 

동유럽의 어느 국가는 긍정과 부정의 몸짓이 우리와 다르다. 긍정하면 고개를 옆으로 흔든다. 부정의 의미로 고개를 까닥한다고 한다. 신기하다. 차량의 운전대도 영국은 왼쪽이 아니라 오른쪽에 있다. 좌측길로 가는 것이 아니라 우측길로 간다. 평소의 고정관념이 여지없이 무너지는 순간이다. 여행의 묘미와 교훈이다.

 

크로아티아는 국토가 남북으로 길다. 그 길이가 거의 700 키로미터다. 그런데 가운데 4 키로미터는 보스니아의 노움이라는 도시로 단절되어 있다. 지도에는 그리 잘 표시가 되어 있지 않다. 길이가 상대적으로 적어서이다. 너무 불편할 것 같다. 그러나 일견 보기에 그리 심각하게 느끼지 않는 것 같아 신기하다. 불편한 동거인 셈이다. 더불어 사는 삶에는 항상 불편함이 있다. 이를 완전히 제거하고자 하면 인생이 피팍해 진다. 불편함을 그냥 일상으로 받아들이면 아무런 문제가 없다. 일상에서의 불편함도 마찬가지이다. 이를 당연한 운명으로 받아들이는 것이 현명하다. 그렇게 되면 그 불편함이 더 이상 고통으로 다가오지 않게 된다. 그 대신에 자신이 좋아하는 다른 일상을 더 즐기면 될 것이다.

 

막상 여행에 돌아오니 일상이 더 불편하게 느껴진다. 이 불편함을 친구처럼 여기는 데에 좀 시간이 필요한 모양이다. 그러나 여행 이후의 일상은 의외로 새롭기도 하다. 불편함도 느끼게 되지만 일상의 소중함이 깊게 와닿기 때문이다.

 

버지니아 울프는 돈의 가치에 대하여 이렇게 이야기한 적이 있다. “돈은 여행을 즐길 수 있을 만큼만 있으면 족하다.” 이 말은 필자에게 큰 감동을 주었다. 이 말에 놀라울 정도로 깊이 공감하게 된다. 돈을 왜 벌어야 하는지에 대하여 명쾌한 답을 제시해 주었기 때문이다.

 

일상을 즐기고 싶다. 그리고 가끔 여행을 즐기는 삶이면 좋겠다. 여행은 살아있는 책이다. 살아있는 경험들이 좋은 정신적 영양식이 될 것이다. 그리고 기록이 있는 여행이 되기를 소망한다. 여행 현장에서 그 느낌을 정리해보는 의미가 크기 때문이다. 삶은 항상 고민으로 연속된다. 행복은 가끔씩 작게 다가 온다. 그래서 행복이 더 귀중한 모양이다. 고민과의 불편한 동거가 삶인 셈이다. 이제 고민을 친구로 삼아야 겠다. 그러면 고민이 더 이상 고민이 아닐 것이다. 한편으론 고민 역시 소중한 존재이기도 하다. 고민이 있어야 스스로 생존하고 있다는 것을 더욱 더 실감하기 때문이다. 조만간 또 다른 여행을 꿈꾸어 본다. 그 여행의 노자 돈을 마련하기 위하여 일상을 더욱 더 성실하게 보내야 할 것이다. 성실한 일상은 피곤하다. 또한 권태롭기까지 하다. 그러나 일상은 편안함을 가져다 준다. 여행과 비교하면 더욱 더 실감이 난다. 그만큼 삶에서 소중하고도 큰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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