엉겹결에 발칸반도 8개국을 돌아보게 되었다. 세르비아, 보스니아, 크로아티아, 몬테네그로, 마케도니아, 알바니아, 불가리아 그리고 루마니아. 이들 나라중 크로아티아를 제외하고는 모두 생소한 국가였다. 소위 유럽의 화약고라 불리우는 발칸반도로 향하는 발걸음이 그리 가볍지는 않았다. 다만 국제세미나의 일환으로 간다는 마음에 용기를 낸 것이다. 그리고 일정도 10박 12일이어서 단일 출장으로는 상당히 긴 시간이었다. 일상에서 벗어나 새롭게 마음을 다져보고자 하는 생각이 들던 차에 용기를 내어 나선 길이었다.
그간 독일, 영국, 스위스, 프랑스 그리고 오스트리아, 체코, 슬로베니나 등의 유럽 경험에 동유럽을 좀더 알고자 하는 갈망이 용기를 내게 해주었다. 이번 출장을 마치면 필자에게는 골치아픈 일상이 산더미처럼 쌓일 것을 알았지만 이 충동을 억제할 수는 없었다.
치안도 좋지 않아 위험해 보이는 국가들이었지만 막상 접해보니 또 다른 세상이었다. 특히 위도가 우리나라의 개성 위 정도이고 사계절이 뚜렷하여 상당 부분에서 한국과 비슷한 점이 많았다. 음식도 비슷하고 사람들도 밝고 친절하였다. 과일도 한국 과일과 마찬가지로 당도도 좋고 맛이 아주 좋았다.
또한 느낌이 독일과 프랑스를 혼합한 문화와 같이 느껴졌다. 거기에 물가도 저렴하여 너무 반가웠다. 특히 꿀이 싱싱했고 포도주도 좋았다. 그리고 인구밀도가 그리 높지 않아서 좋았다. 단지 루마니아만 교통 체증이 심할 뿐 나머지 국가에서는 모든 것이 여유가 있었다.
서유럽의 문화를 조금 느슨하게 결합한 문화였다. 사람들은 좀더 인간적이고 친절했다. 그리고 아드리아 해의 짙은 코발트는 너무 매력적이었다.
디지털 노마드를 꿈구는 필자에게는 더할 나위 없는 최적의 장소로 느껴졌고 중국의 ” Belt and Road Initiative“ 해당 국가여서 더 반가웠다.
이번에 같이 간 일행들은 모두가 해외여행의 마니아였다. 그중 한분의 교수는 120개국 이상을 여행한 베테랑이었다. 그리고 거의 대다수가 상당 국가를 경험한 해외여행의 전문가였다. 그분들과의 담소는 생생한 산교육이 되었다. 그리고 큰 자극이 되었다. 이번 출장에서도 일부는 기일을 연장하여 근처의 조지아 등을 다녀오기로 했단다. 교수분들이어서 방학중이라 시간적 여유가 있어서 가능해 보였다. 너무 부러웠다.
필자 역시 이번 출장에서 조만간 마케도니아, 몬테네그로 또는 루마니아에 객원 연구원으로 방문하여 한편으로는 방문학자로 또 다른 한편으로는 디지털 노마드로서 3-6개월정도 이곳 정취를 맛보고 싶었다. 이를 위하여서는 한국의 비즈니스를 좀더 체계적으로 정비해야 할 것이다. 그러나 이와 같은 희망을 가지니 좀 의욕이 생기는 것 같았다. 이번 출장에서 큰 자극과 함께 큰 성취동기를 얻은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