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예보 전경 |
호텔 조식은 저녁보다 나았다. 요구르트는 식단에서 빠지지 않는 단골메뉴였다. 조식에서 또 하나의 멋진 메뉴를 발견했다. 천연 벌꿀을 담은 단품요리. 휴대가 가능하게 포장이 되어 있었다. 꿀벌집에서 바로 채취한 듯 너무 싱싱했다. 그리고 꽁치조림이 너무 싱싱하였다. 웰빙 음식이었다.
사라예보를 둘러보았다. 내전의 상처가 보였다. 빌딩 곳곳에 총알자국이 보였다. 보스니아는 산악이 70%다. 사라예보 시내 곳곳의 구릉에 집이 빽빽하게 들어서 있었다. 이유를 물어보니 일종의 별장이라고 한다. 여름철에 더워서 산 위에 집을 지워 별장으로 사용한다는 것이다.
유고는 과거 잘 살아서 식수도 산 위까지 공급되고 물도 아주 양질이라고 한다. 신기했다. 산 위에 멋진 성곽 등이 인상적이었다. 물론 건물이 다소 낡은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전체적으로 문화를 사랑하는 아름다운 도시였다.
라틴 다리 |
1차 세계대전의 도화선이 되었던 비극의 현장인 라틴 다리는 하나의 드라마 현장이었다. 오스트리아 황태자 부부와 세르비아 청년 암살자들의 우연한 만남.. 특히 1차 암살작전 실패 후에 다시 해후하며 마침내 암살에 성공하게 된 세르비아 청년들.
그날이 마침 황태자 부부의 결혼 기념일이었던 사실 등등 이 사건은 마침내 오스트리아와 연맹을 맺은 독일 등과 함께 제1차 세계대전으로 내닫게 된다. 재미있는 역사소설을 보는 것 같았다. 역사의 현장에 서 있는 필자는 마치 역사소설의 주인공인양 그날의 모습을 그려보았다.
이어 자갈로 덮힌 터키의 장인거리인 바슈카르지아 거리, 사라예보의 후스레프베그 모스크, 오색의 스테인드글라스가 특이하다는 보스니아 정교회 등지를 가볍게 둘러 보았다. 그리고 보니 아름다운 고대의 문화를 잘 보전하고 있었다. 저 멀리 언덕에는 별장이 오밀조밀하게 모여 있었다. 서유럽이나 다른 동유럽에서 느낄 수 없는 매력이 넘쳤다. 동시에 이국적이었다. 전체 인구의 40%가 이슬람교를 믿는다고 한다. 그러다 보니 이슬람 문화권에 속하였다. 세르비아는 그리스토 정교, 보스니아는 이슬람, 그리고 크로아티아는 가톨력이 지배적이다. 이들 간의 갈등이 없을 수가 없었다.
이런 맥락에서 세르비아와 크로아티아가 연합하여 보스니아에 대한 인종대학살이 진행된 것이다. 유고슬로비아에서 유고는 남쪽을 의미한다. 그러면 북쪽 슬로비아는 어디인가? 다름 아닌 소련이다.
이들 2대 강국이 한꺼번에 붕괴되었다. 구소련이 붕괴되면서 발틱 3개국 등으로 분리되었다. 그리고 유고는 붕괴되어 6개국으로 나뉘어진 것이다. 세르비아, 보스니아, 크로아티아, 슬로베니아, 마케도니아, 몬테네그로다. 여기에 코소보가 독립국가로 인정되면 7개국으로 나누어지는 셈이다.
터키의 이슬람종교 전파전략이 흥미로웠다. 이슬람 종교로의 귀의를 강요하지 않고 이슬람 종교를 믿는 경우 세금 혜택을 준 것이다. 장기간에 걸친 이 같은 정책의 영향으로 점차 이슬람교를 믿는 사람이 늘었다. 사라예보는 일찍이 이슬람문화가 꽃 피게 된 것이다. 그래서인지 이슬람 국가가 가장 선호하는 관광지가 바로 사라예보라고 한다.
도심 전체가 아름다웠다. 마치 발칸반도의 숨은 보석인 셈이다. 이슬람 문화가 가미되니 더욱 이국적이었다. 가만히 보면, 슬로베니아의 아름다움과 비슷함이 있었다. 여기에 이슬람의 이국적인 면이 추가된 양상이라고 할까? 발칸의 숨은 보석인 셈이다. 다문화가 함께 어울어진 사라예보의 앞으로의 행보가 더없이 궁금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