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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스크바를 거쳐 세르비아로 가다

글 | 김승열 법률큐레이터, 한송온라인리걸센터(HS OLLC) 대표 변호사 2019-07-16 / 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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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르비아의 수도 베오그라드. 파리의 건물처럼 엘리베이터도 작고 복도도 아담하였다. 자그마하면서 나름의 운치와 멋이 있는 아름다운 호텔이었다. 베오그라드의 밤은 시원한 날씨와 함께 깔끔하게 다가왔다.

미래의 무한한 잠재력을 가진 동유럽은 주목의 대상이다. 특히 발칸 지역은 여러 면에서 중요하다. 차제에 이들 국가에 대한 연구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 일대일로(一帶一路, One belt, One road) 등의 연장선에서 제휴, 협업 내지 상생의 길을 적극적으로 도모해야 한다. 물론 한국이 선도적 역할을 다하여야 한다. 이런 과정에서 한국이 이의 중심에 자리매김할 필요가 있다.
 
동(東)중앙아시아 경상학회에서 동유럽세미나에 참석해달라는 요청을 받았다. 주제는 스포츠 분쟁의 현황과 미래에 관한 내용이었다. 평소 동유럽, 동남아시아에 관심을 많았던 필자로서는 반가운 제안이었다. 그리고 지금까지의 동유럽 출장은 체코, 슬로베니아, 크로아티아 등에 한정되었다. 발칸 반도 주변의 국가에 대한 관심이 있던 차에 좋은 경험이 될 것으로 보였다. 이에 다소 무리한 점이 있었지만 도전하는 마음으로 참가하기로 하였다.
 
첫 방문국은 세르비아였다. 나라 이름조차 생소하다. 거기로 가는 루트가 궁금했다. 알고 보니 모스크바를 경유하여 세르비아의 수도인 베오그라드로 가는 편이었다. 이를 보면서 모스크바가 서유럽의 런던이라는 생각을 하였다. 서울에서 모스크바까지는 9시간 30분 정도 걸렸다. 이후 모스크바에서 베오그라드까지는 3시간 30분 정도 걸린다고 한다.
 
토요일 아침에 공항으로 가는 버스 편에 올랐다. 조금의 설레임이 있었다. 모두 그간 가보지 못한 나라들이었다. 필자로서는 첫 방문이다. 비행기는 러시아 항공이다. 이 역시 처음이다. 다소 생소한 느낌이다. 티켓팅 과정이 조금 딱딱했다. 아마도 카운터에 있는 직원이 경험이 그리 많지 않아서인 것으로 보였다. 언제나처럼 라운지에서 시간을 보내고 비행기에 올랐다. 비행기는 크나 조금 생경하게 느껴졌다. 

그런데 스튜어디스의 복장이 인상적이다. 모두 붉은색 복장이었다. 의외로 잘 어울리는 느낌이다. 갑자기 붉은 광장 등을 연상시킨다. 그러나 그 붉은 색이 그리 부정적이지는 않았다. 오히려 밝은 느낌을 자아냈다. 제공하는 헤드폰 등은 조금 실망스러웠다. 그렇지만 음식은 그런대로 나쁘지 않았다. 스튜어디스의 응대는 조금은 미숙한 것으로 보여져 다소 아쉬움이 있었다. 그렇지만 그렇게 기분이 나쁠 정도는 아니었다. 민주주의화 내지 자본주의화 되어가는 과정임을 실감나게 해주었다.
 
민주주의화 내지 자본주의화 되어가는 과정...
 
모스크바 공항에 도착하니 조금은 놀라웠다. 분위기가 꽤 밝았기 때문이다. 통과여객 공간이 협소하여 많은 사람이 좁은 공간에 대기하게 한 것이 조금은 불편하게 느끼게 하였다. 특히 연결편의 시간 여유가 없어서 모두 당황스러웠다. 그런데 직원을 그저 여유있어 보여 사회주의의 관료적인 습성을 느끼게 하였다.
 
연결편 역시 러시아 항공이었다. 비행기는 비교적 작은 편이었다. 그런데 의외로 깔끔한 분위기를 연출하였다. 갑자기 기분이 좋아졌다. 놀랍게도 기내에서 주는 스넥이 의외로 맛도 좋았다. 다만 앞의 좌석의 노인분이 여자분과 혼자 열심히 떠드는 모습이 좀 신경을 거슬리게 하였다. 주위 사람들에 대한 배려가 전혀 없었기 때문이다. 잠시도 쉬지 않고 열심히 떠드는 모습이 가히 인상적이었다. 정열적으로까지 보였다. 앞으로 만날 동유럽의 사람들의 한 모습일 것이다. 조금은 신경이 쓰였다. 그렇지만 그리 악의가 있어 보이지는 않았다. 베오그라드가 궁금해졌다. 흰색의 도시라는 별명이 떠올랐기 때문이다. 갑자기 그리스 정교의 다소 그로테스틱한 분위기가 떠오른다. 과연 어떤 모습으로 나타날까?
 
이어 베오그라드에 착륙한다는 안내방송이 나왔다. 밖에는 비가 오는 모양이다. 기장의 비행기 착륙에 깜짝 놀랐다. 거의 직각으로 활주로와 충돌하는 느낌이 들 정도였다. 충격음이 놀라움을 더하였다. 모스크바에 1년 이상 거주한 경험이 있는 교수분이 이곳 지역에서 일반적이라고 한다. 즉 착륙이 거칠다는 것이다. 아니나 다를까 일부 승객들의 박수 소리가 들렸다. 모두들 놀라고 안도하는 분위기였다. 그래서 놀란 가슴에 자신도 모르게 박수가 나온 모양이다.
 
가슴 쓸어내린 비행기 착륙
 
입국절차는 의외로 간단하였다. 공항은 국내 공항처럼 그리 크지 않았다. 모든 것이 순조로워 보였으나 대형 사고가 터졌다. 일행 22인 중 9인의 수하물이 도착하지 않은 것이다. 연결편과의 시간 간격이 촉박하여 발생된 불상사였다. 필자는 다행스럽게 짐을 찾을 수 있었다. 논란 끝에 짐을 찾은 일행들이 먼저 호텔로 향하였다. 늦은 저녁시간이어서 차는 그리 막히지 않았다. 길도 깔끔하였다. 비 내린 직후여서 공기도 맑고 상쾌했다.
 
호텔은 생각보다 의외로 깔끔했다. 그리 높지 않은 아담한 건물에 나름 운치가 있었다. 마침 결혼 피로연이 있어서 호텔 전체가 들떠있고 시끄러웠다. 듣던 대로 역시 세르비아 사람들은 키가 엄청 컸다. 그리고 늘씬하고 잘 생겼다. 늦은 저녁이었지만 아담한 식당에서 돈가스와 프렌치프라이를 다 함께 먹었다. 비교적 담백한 맛이 느껴졌다. 파리의 건물처럼 엘리베이터도 작고 복도도 아담하였다. 자그마하면서 나름의 운치와 멋이 있는 아름다운 호텔이었다. 베오그라드의 밤은 시원한 날씨와 함께 깔끔하게 다가왔다. 왠지 친숙하고 정감이 가는 아름다운 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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