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시안에서의 학술회의는 많은 것을 느끼게 했다. 중국은 일대일로 글로벌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물론 이 프로젝트는 많은 논란거리이다. 그러나 결론은 명확하다. 방향은 맞다는 점이다. 한국역시 글로벌 프로젝트에서 답을 찾고 있다. 이 점에서 상호 공유하는 부분이 있다.
그간 역사는 대서양 중심에서 태평양 중심으로 발전하여 왔다. 이제 이 지역은 거의 포화상태이다. 그 다음 방향이 중요하다. 그런 면에서 일대일로는 제대로 방향을 잡은 셈이다. 과거 실크로드 영광의 재현이다. 중국에서 서남아시아 그리고 EU이다.
일대일로는 상대적으로 낙후된 서남아시아 지역의 재건사업이다. 물론 많은 어려움이 예상된다. 특히 미국이 일대일로에 대하여 다소 적대적이다. EU도 그리 호의적이지 않다. 서남아시아나 그 주변의 국가 역시 반신반의한다. 일부는 노골적으로 적대감을 표시하고 있다. 그렇지만 분명한 점은 그 방향성이다. 과거 실크로드를 중심으로 역동적인 역사를 재건하는 프로젝트이기 때문이다.
디지털 시대를 맞이하여 이 지역의 열악한 환경은 이제 그리 문제가 되지 않는다. 그리고 이 프로젝트의 핵심이 도로, 항만 등 사회지원 인프라 재건이다. 문제는 한국의 참여와 이에 따른 성과물 공유이다. 먼저 일대일로와 한국과의 긴밀한 연계가 중요하다. 흥미로운 점이 도출된다. 바로 이 연결지점에 북한이 위치하기 때문이다. 물론 한국으로서는 중국과 바로 연결하는 것이 최선이다. 그렇지만 대안으로 북한과의 연계도 염두에 두어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일대일로와 남북경협은 상호 밀접한 공생관계이다. 물론 북한 투자사업은 불확실성이 높다. 리스크가 그만큼 크다. 그렇지만 그에 따른 대가 역시 상상이상일 수 있다.
이런 관점에서 중국의 역할과 비중이 크다. 북한으로서는 중국모델에 주목하지 않을 수 없다. 공산주의의 가장 성공모델이기 때문이다. 이를 벤치마킹하여 독자모델을 만들고자 할 것이다. 따라서 북한의 개방정책에는 중국의 입김이 강하게 작용할 수 밖에 없다.
중국에는 많은 조선족이 있다. 그리고 친한(親韓) 세력 역시 적지 않다. 이들은 일대일로와 북한개방 모두에 유용한 존재들이다. 그간 베이징, 상하이 등은 엄청난 발전이 이루어져 왔다. 이에 반하여 시안 등은 사실 상당히 소외된 점이 있다. 그러나 일대일로 프로젝트의 영향으로 바뀌고 있다. 특히 시안은 시진핑 주석 아버지의 고향이다. 나아가 시진핑이 수년간 농촌재건사업을 직접 수행한 곳이다. 시진핑에게는 사실 제2의 고향과도 같은 곳이다. 여기에 삼성전자가 일찍이 부터 정착을 한 곳이다. 또한 일대일로의 가장 구심이 되는 도시이다. 과거 실크로드의 시발점인 곳이었다.
시안에서부터의 일대일로 프로젝트는 잠재력이 크다. 특히 이들 지역이 상대적으로 낙후된 지역이기 때문에 그 성과도 더 클 것이다. 시안의 도시문화와 분위기 역시 한국적인 면이 있다. 특히 신라시대 때 당나라와의 교역이 많았다. 이런 연유로 그 당시부터 서로의 문화에서 공유점이 많아진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각자의 문화가 천오백 년 이상이 지나서도 여전히 공유되는 부분이 적지 않다. 그 뿌리에서의 공통점 때문이다. 필자는 음식문화에서 그리고 도시의 분위기에서 이를 충분히 느낄 수 있었다.
현재의 과제는 두 가지이다. 하나는 일대일로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것이다. 그리고 두 번째는 북한을 이 프로젝트로 끌어들이는 것이다. 그러면서 북한에 진출하여야 한다. 그 진출형태는 중국과 제휴 내지 합작 형태가 바람직하다. 특히 북한의 중요 문화권에 자리를 잡아야 한다.
하나의 예가 바로 북한에 대학을 설립하는 것이다. 물론 이는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그렇지만 북한이 더 이 부분에 대한 수요가 있다. 개방정책에서 우수한 인재의 유치는 중요하다. 그리고 인재 육성 역시 시급하다. 이런 교육시스템 등에서 무엇보다도 먼저 중국의 모델을 주목할 것이다. 이러한 수요에 부응할 필요가 있다.
먼저 큰 프로젝트로 장기적이고 체계적인 전략이 필요하다. 먼저 중국 교수진 등과의 유대를 공고해야 한다. 이를 통하여 북한개방정책에 참여해야 한다. 중국 국적자나 기타 다른 나라 국적자 들을 우선적으로 투입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이들과의 제휴 등을 통하여 우회적인 진입 역시 시도되어야 한다. 다행스럽게도 중국에는 조선족 교수나 기타 지식인이 많이 활동하고 있다. 또한 중국에서 교수 등 전문가로 활동경험이 가지고 귀국한 한국인이 많다. 이들을 적절하게 활용할 필요가 있다.
글로벌 시대에 일대일로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다. 물론 이에 반발하는 미국이나 EU 등과의 관계 역시 결코 소홀히 할 수는 없다. 이 프로젝트를 수행하면서도 미국 등과의 기존의 긴밀한 공조는 유지해야 한다. 경제적 실리적인 측면에서 일대일로는 실로 놀라운 글로벌 프로젝트가 아닐 수 없다. 미국 등의 눈치를 보면서 완급을 조정할 필요는 있다. 그러나 이 프로젝트의 적극적 참여는 필연으로 보인다.
차제에 시안을 일대일로의 참여와 중국 진출의 또 다른 교두보로 삼을 필요가 있다. 단지 중국만이 아니라 서남아시아, 아프리카, 그리고 EU로의 거점도시로 바라볼 필요가 있다. 그리고 연변 등과 연계하여 북한과의 경협 등을 활성화하여야 한다. 특히 여기에서 북한을 개방화시킬 이유를 찾을 수 있다. 즉 북한은 일대일로를 한국으로 연결하는 다리이고 교량이기 때문이다.
또한 북한으로의 진출은 하나의 해외사업으로 바라보아야 한다. 너무 정치적인 접근은 위험하다. 이의 진출에 중국의 친한 내지 조선족을 적극 활용해야 한다. 이는 범정부 차원에서도 진행할 필요가 있다. 물론 그 기조는 민간 차원에서 전개되어야 한다. 일부 힘든 부분은 이를 정부가 도와주는 것은 가능하다.
따라서 이번 학술대회과 같은 전문가의 교류행사는 좀더 활성화되어야 한다. 민간 차원에서 진행하되 범정부 차원의 적극적 지원이 필요하다. 또한 이 행사에 중국측 전문가를 통하여 북한측 전문가들의 적극적 참여를 독려할 필요가 있다. 정부 차원에서 이를 은밀하게 지원해야 한다. 일대일로 프로젝트의 성공적 수행과 북한 개방화의 적극 참여라는 두 마리의 토끼를 잡을 수 있을까? 좀 더 장기적이며 체계적인 계획 하에 호흡을 길게 하면서 천천히 이루어 나가기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