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페이스북 창업자 저커버그의 칼럼이 화두가 되고 있다. 30일자 워싱턴 포스트(Washington Post)지에 자신의 기고문을 통하여 인터넷 규제를 요청하였기 때문이다. 먼저 해악을 가진 내용물, 선거 공정성, 프라이버시권 그리고 정보 이동성에 관한 분야에서 먼저 대중, 기업 그리고 정부차원의 새로운 규제를 요청한 것이다. 특히 EU의 GDPR(General Data Protection Regulation) 규제의 필요성과 그 정당성에 공감을 표시하면서 이와 같은 취지의 규제 등을 나라별 규제가 아닌 글로벌 기준으로 규제의 통일화가 바람직하다는 취지의 견해를 피력한 것이다.
그간 정부 차원의 규제를 거부하고 자율적 규제를 강조한 그가 왜 갑자기 종전의 자신의 입장을 급선회하여 이와 같은 주장을 하게 되었을까? 물론 인터넷 규제 이슈는 과거로부터 지금까지 항상 화두가 되어 온 것이 사실이다. 이는 과거의 조지 오웰의 빅브러더 이슈에서 비롯하여 최근에 애플 팀 쿡의 개인 정보 보호에 이르기 까지 다양한 이슈들이 제기되어 왔다.
예를 들어 팀 쿡은 개인정보의 지하경제가 심각한데 규제기관, 입법기관 그리고 소비자의 시야에서 벗어나 있어서 이들 분야의 규제의 필요성을 주장하였다. 논란이 되고 있는 이슈들을 구체적으로 살펴보자면 너무 다양하다. 즉 인터넷 기업의 빅브라더화로의 우려와 이에 따른 불공정행위, 독점권력의 오남용, 개인의 프라이버시 권리, 표현의 자유, 콘텐츠 제공자의 지식재산권, 개인에 대한 명예훼손권 나아가 잊힐 권리 등등......또한 특히 주목하여야 할 부분은 각각의 이슈가 가지는 파급효와 파장은 가히 상상을 초월하여 그 어느 하나 간단하게 다룰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는 점에 있다.
이런 와중에 페이스북의 경우는 그간 개인정보 도용사건에 휘말리고, 나아가 미국 선거에의 부당한 개입에 페이스북이 활용되었을 뿐만이 아니라 그리고 뉴질랜드에서의 충격적인 총기 난동 사건이 페이스북에 그대로 생중계됨으로써 페이스북 에 대한 사회적 비난에 씨달려 왔다. 나아가 중국시장으로의 진출시도도 최근 중국정부의 승인철회 등으로 인하여 실패하는 등 여러모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번 저커버그의 규제요청은 이와 같이 페이스북이 처한 어려운 현 상황과도 그리 무관한 것으로 보여지지는 아니한다. 즉 어쩌면 글로벌 스탠다드를 미국주도하에 진행하여 각국의 규제를 좀더 예측가능하게 하고 나아가 자신들의 사회적인 부담과 책임을 분담하고자 하는 시도로 볼 여지도 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도 뉴질랜드의 충격적인 총기난동 동영상 중계에 경악하여 이의 재발 방지를 위하여 이와 같이 사회해악적인 영상을 노출하는 인터넷 플랫폼 기업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고자 하는 각국의 입법 흐름 역시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오스트레일리아는 인터넷 기업을 언론사에 준하여 이와 같은 해악적인 영상을 노출하는 인터넷 기업에 대하여 그 책임을 물어 과징금으로 전체 매출의 10%에 까지 부과하도록 하고 있어서 가히 충격적일 정도로 강력한 법안이기 때문이다. 물론 EU의 GDPR의 위반의 경우도 전체 매출의 5%에 해당되는 과징금을 부과하도록 되어 있으나 오스트레일리아의 이 법안이 GDPR 보다도 훨씬 더 많은 과징금 부과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와 같은 규제흐름은 인터넷 기업에게는 기업의 생존여부를 결정할 정도로 심각한 규제리스크로 부상된 것이다.
인터넷에서 표현의 자유와 개인의 프라이버시 권리의 대립에 대하여 간단하게 살펴보자. EU의 경우는 무엇보다도 개인의 프라이버시 권리가 역사적으로 중요한 가치였기 때문에 인터넷 플랫폼 기업의 이의 침해에 대하여는 엄격하게 대응하여 왔다. 이에 반하여 전통적으로 표현의 자유가 중시되어 온 미국의 경우는 개인이 프라이버시권리보다 표현의 자유가 우선되었다. 물론 이와 같은 규제 방향의 차이는 해당 국가의 산업 분포와도 관련성이 있다. 미국의 경우는 구글, 아마존, 페이스북과 같은 인터넷 플랫폼 기업이 활발하여 이들 산업을 보호할 필요도 있었을 것이다. 이에 반하여 EU의 경우는 인터넷 플랫폼 기업보다는 다소 영세한 인터넷 콘텐츠 기업이 많다고 볼 수 있다. 이에 따라서 지나치게 확대되어 가고 있는 인터넷 플랫폼 기업에 대한 거부감도 한 몫을 했을 것으로 보여진다.
그리고 불공정행위 부분은 의외로 더 심각한 면이 있다. 구글, 아마존, 페이스북 같은 기업은 세계 최대의 기업으로서 빅브러더화 될 가능성이 높아 이용자 내지 소비자인 개인 등을 상대로 함에 있어서 필연적으로 불공정 문제가 발생할 개연성이 높기 때문이다. 현실적으로 EU에서 구글의 경우 이문제로 엄청난 과징금을 물어내야할 상황에 직면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와 같이 개인의 프라이버시 권리 그리고 불공정 거래행위 뿐만이 아니라 앞서 본 바와 같은 문제 등으로 인하여 인터넷의 규제는 어느 정도 불가피한 면이 있는 것 역시 사실이다. 그러나 미국에서 인터넷 산업이 지금과 같이 괄목할 만하게 발전하게 된 이유 중의 하나는 인터넷 산업에 대한 규제를 의도적으로 젼혀 하지 아니 하였다는 점이 크게 한 몫을 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규제가 달리 없는 상태였기 때문에 미국의 인터넷 산업이 그간 괄목할 만하게 꽃피워 발전하게 된 것 역시 부인하기 어렵다.
이제 인터넷 산업의 발전 만큼이나 이에 따른 문제점이 노정되고 있으니 저커버그의 주장처럼 이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하여 인터넷 규제를 시작하는 것이 좋을 것인가? 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나라마다 그 접근이 달라야 한다고 생각한다. 우리의 경우는 미국과는 달리 아직은 인터넷 산업의 발전을 좀 더 도모하는 방향에 좀더 집중하여야 한다고 본다. 물론 미국의 경우는 다를 수 있다. 미국은 그간 달리 규제가 전혀 없었으니 이에 대한 대책을 천천히 마련하는 것도 일면 의미가 있을 것이다.
그러나 아직 인터넷 산업이 제대로 발전하지 못하고 특히 글로벌 시장에서 국제경쟁력을 가진 세계적인 기업을 탄생시키지 못한 우리의 경우로서는 다소의 무리가 있더라도 무규제 원칙을 내지 최소 규제원칙을 적용하여 좀 더 많은 혁신 인터넷 기업을 태동시키는 데에 좀 더 주력하여야 할 것이다. 제4차 산업혁명 시기는 우리가 제2의 한강 기적을 만들 수 있는 좋은 기회이다. 제4차 산업혁명 시기는 인터넷 기업이 그 핵심이기 때문에 이들 분야에 좀더 획기적이고 혁신적인 기업이 양산되도록 범국가적인 노력을 경주하여야 한다.
그리고 인터넷 규제는 좀 더 세밀하게 도안되어야 한다. 그렇지 아니하면 인터넷 기업 자체의 태동 및 인터넷 산업전반의 발전 자체를 저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인터넷 규제는 그 특성상 장기적으로는 글로벌 기준으로 통일화하려는 노력은 불가피하다. 인터넷의 특성상 어느 특정 국가에 한정된 서비스는 있을 수 없고 그 목표시장 자체가 인터넷의 특성상 글로벌 시장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규제는 그 어느 경우에 라도 인터넷 플랫폼 기업의 태동이나 성장에 저해되는 방향으로 설정되어서는 아니된다. EU에서의 개인정보의 규제인 GDPR은 어느 정도 타당성이 있다. 그러나 최근에 논란이 되었던 EU의 링크세와 업 로도시 주의의무 부과 등에 대하여는 논란이 있고 가능하면 추가적인 논의와 재검토가 필요하다.
우리나라의 경우에 현재 개인정보관련법, 통신망법 등등에 의하여 인터넷 상의 해악적인 내용이나 프라이버시 권리의 침해 등에 대하여는 이를 보호하는 절차가 비교적 잘 정비되어 있는 편이다. 역설적으로 보면 오히려 너무 지나친 개인정보 보호법 때문에 빅데이터 등 미래 유망 산업이 침체되는 부작용까지 초래할 정도라고 아니할 수 없다. 따라서 차제에 인터넷 플랫폼 산업의 발전을 도모하는 방향으로 법 제도를 정비할 필요가 있다. 인터네 산업의 지원이 아닌 각종 규제 부분은 가장 보수적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 즉 좀 더 심각한 문제가 생기면 그때 다른 나라의 사례 등을 참조하여 그 보안 대책 등을 결정하여도 결코 늦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