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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는 지인들과 함께 서귀포의 한 식당에서 제주 흑돼지를 구워 먹었다. |
이번에는 제주도 명물인 흑돼지를 맛보기로 하였다. 제주에서 가장 유명한 이 식당은 특별한 외관이 아니었으나 실내는 비교적 정갈하고 깔끔한 분위기를 보여주었다. 미리 자리가 준비되어 있었고 사장님께서 직접 서빙을 해주었다.
구운 돼지를 먹어보니 지금까지 맛본 흑돼지와 전혀 다른 식감을 느끼게 만들었다. 고기가 향긋할 정도로 신선한 맛을 선사했다. 눈으로 보기엔 여느 돼지고기와 다를 바 없어 보였지만 그게 다가 아니었다. 등급으로 치면 최상급 고기라고 해야겠다. 말로 쉽게 표현하기 어려운 아름답고 신비한 맛을 선사해 주었다.
운동도 하고 목욕도 한 상태여서인지 ‘소맥’에 흑돼지는 환상의 궁합이었다. 생선회와는 또 다른 즐거움이었다. 부담이 없고 가벼운 느낌이 들면서도 입에서 느껴지는 맛은 지금까지 맛보지 못한 맛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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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기도 잘 숙성이 되었고 하얀 속살이 투명하게 느껴졌다. 때마침 사장님의 정성으로 적당하게 잘 구워져 입맛을 다시게 만들었다. 10대 코스 선정위원인 김용이 회장이 “사장님이 직접 구은 이 맛은 다른 직원이 구워주면 절대로 느끼지 못한다”고 한 말이 우스갯소리가 아니었다. 맛을 보고 나서는 그 의미가 그대로 전해 왔다.
초가을 제주에서 맛본 흑돼지는 가을밤의 정취를 더 깊고 아름답게 느끼게 만들었다.
이튿날 ‘문화재청 국가문화유산포털’(http://www.heritage.go.kr)에 들어가 보니 제주 흑돼지가 천연기념물 제550호로 지정되어 있었다. 그렇다면 어제 우리가 천연기념물을 먹었다는 뜻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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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흑돼지. 사진=제주축산진흥원 제공 |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제주 흑돼지는 제주축산진흥원 내 사육중인 흑돼지를 말하는 것이다. 국가 유전자원 확보 차원에서 절종위기에 처한 206 마리를 보존 관리되고 있다고 한다.
제주흑돼지는 제주도 특유의 기후와 풍토에 잘 적응하여 체질이 강건하고 질병저항성이 강한 특성을 지니고 있으며 육지와는 다른 형질을 가지고 있어 차별성이 있다.
이 ‘육지와 다른 형질’이 제주 특유의 흑돼지 맛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