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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외 골프 연습장에서 자원봉사 활동을 한 필자. |
라운딩 둘째날을 맞이하니 자원봉사 활동도 어느 정도 익숙해지는 것 같았다. 드라이빙 레인지(실외 연습 골프장)는 오전 7시부터 9시 30분까지가 바쁘다. 선수들이 라운딩 전에 드라이버, 아이언, 우드 그리고 어프로치 샷을 준비해야 하므로 이 시간이 바쁠 수밖에 없다. 정신노동자인 필자에게 봉사활동은 귀한 육체노동의 즐거움을 느끼게 만들었다. 통상적으로 자원봉사자들은 어려운 일이 많지 않지만 의외로 드라이빙 레인지 업무는 집중적인 과업이 필요했다. 그러나 젊은 봉사자들이 너무나도 열심히 일하는 모습이 보기 좋았다.
한편으론 가까이서 선수들의 샷을 지켜보는 호사도 누렸다. 이들의 스윙은 거의 예술이었다. ‘Far & Sure.’ 즉, ‘멀리 그리고 똑바로’였다. 호쾌한 스윙에 덩달아 기분을 좋게 만들었다. 세계적인 선수답게 골퍼들은 누구나 봉사자들을 정중하게, 작은 정성에도 고마움을 표시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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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회 이틀째 날, 드라이빙 레인지에서 박상현 선수. |
오전 봉사활동을 즐겁게 마치고 이번에는 박상현 조(組)를 좇아가 보기로 하였다. 국내 대회 ‘상금 왕’이던 박상현 선수가 어제 1라운드에서 3오버타를 기록해 아쉬웠었다. 2라운드에선 밝고 자신 있는 모습을 보여주어 자랑스러웠다. 다소 헤매는 순간도 있었지만 파5에서 투혼을 보이면서 이글을 기록했다. 그렇지만 반등을 하지 못해 안타까웠다.
이어 김시우 조의 자신감 넘치는 모습이 보기에 좋았다. 그런데 파5에서 벙커에 빠지고 말았다. 마이클 김의 경우는 잘 빠진 몸매에 멋진 스윙 폼을 가져 갤러리 눈길을 사로잡았다. 점수가 잘 나오지 않았다는 점이 흠이랄까…. 체력이 좋은 외국 선수들이 2라운드 접어들면서 저력을 발휘하고 있었다. 젊은 한국선수들은 좀 더 체력보강이 필요할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
그래도 오늘은 날씨가 좋고 바람도 비교적 적어서 스코어를 기록하기가 좋은 날씨였다. 아니나 다를까 몇몇 선수들이 초가을 푸른 하늘을 가르는 멋진 스윙으로 점수 차를 벌리며 치고나가는 모습이 돋보였다.
라운딩을 마치자 주최 측에서 자원봉사자를 위한 별도 회식자리를 마련해 주었다. 호텔에서 차로 30분을 가서 도착한 흑돼지 구이집은 지글지글 굽는 고기냄새가 봉사자들의 식욕을 맹렬하게 자극하고 있었다. 흑돼지 구이에 술 역시 무한리필이었다. 모처럼 ‘소맥’을 즐기며 봉사자들과 대화의 시간을 가졌다. 일상에서 벗어나 모든 것을 내려놓은 채 자연인 내지 자유인으로서 돌아간 것 같은 해방감을 느낄 수 있었다. 물론 내일에는 내일의 태양이 뜨고 또다른 봉사업무에 충실해야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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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운딩 둘째날, 박상현 조 모습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