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스 프랑크 일기(68)
비엔나의 벨베데레 궁전의 아름다움과 브라티슬라바의 고즈넉한 시내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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벨베데레 궁전. |
과거 가족들과 함께 왔던 비엔나는 생각보다 감흥이 없었는데 이번에 다시 와서 보니 음악의 고장답게 아름다운 정취가 느껴진다. 특히 아름다운 궁전과 아름다운 시내 풍경 그리고 마치 모두가 음악이나 예술의 세계에 종사하는 듯하게 보이는 사람들의 모습들이 새롭게 와 닿았다. 모처럼 푹 자고 나서 상쾌한 기분으로 비엔나를 좀 다녀 보려고 하니 어젯밤부터 내린 눈이 계속 내리고 있다. 날씨도 몹시 춥다. 바람도 불고 있었다. 도로에는 눈이 쌓여 갔다.
눈을 보니 갑자기 도로의 사정이 걱정되었다. 지난번에도 눈 때문에 일정을 포기한 적이 있었는데 그때 일이 생각나면서 여러 가지의 생각이 교차하였다. 뮌헨으로 돌아가고 싶기도 하였지만 돌아가는 길도 만만찮은 상태였다. 고민을 거듭하다가 일단 예정대로 여정을 진행하기로 마음먹었다. 조금 일찍 출발하려고 마음먹고 차를 몰았는데 새롭게 다가온 비엔나를 그냥 스쳐 지나가기에는 너무나도 아쉬움이 켰다. 그래서 시간상 하나만 보고 가기로 마음먹고 비엔나에서 가장 유명한 명소인 벨베데레 궁전을 찾아가보기로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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벨베데레 궁전. |
눈은 은근히 상당한 양으로 내리고 있었다. 길이 미끄러워 걱정이 되었지만 내비게이션으로 찾아서 차를 겨우 도로변에 주차를 하고 궁전으로 향하였다. 주차비를 내려고 하니 주차권 발행기계도 없고 달리 주차에 관하여 안내를 하는 사인도 없었다. 행인에게 주차료는 어떻게 내느냐고 하니 자신들도 모른다고 한다. 그들 역시 이방인인 모양이다. 별도의 주차료를 내는 것은 아닌 것으로 보여 차를 도로변에 세워두고 궁전 안으로 들어가니 놀라운 광경이 전개되었다.
이 궁전이 비엔나의 명소 제1위로 지정되었는지 이해가 되었다. 입구부터 멋진 모습을 자랑하였고 이어 두 개의 궁전과 가운데 있는 정원이 웅장하고 멋있는 모습을 자랑하였다. 원래 오이겐 폰 사이오 공이라는 비엔나의 유력자가 자신의 여름별궁으로 사용하기 위하여 만든 궁전인데 겨울에도 나름대로 운치를 보여주었다. 물론 분수대나 정원 등의 멋진 전경을 볼 수가 없어서 아쉬운 점이 있었으나, 이곳을 방문하기는 잘한 것으로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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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티슬라바 시내전경. |
이 궁전은 지금은 미술관 등으로 사용되고 있는데 구스타브 클림트의 키스라는 작품이 가장 유명한 것으로 들은 바 있었다. 반짝이는 금박으로 장식된 유명한 작품인데 시간상 들어가서 보지는 못하여 아쉬웠다. 안에는 이를 비롯하여 유명한 미술작품이 많이 전시되어 있는 것 같은데 시간이 되면 다음에는 좀 더 여유 있게 감상을 할 기회가 있기를 소망해 본다.
아쉬움을 남기고 비엔나를 떠나 부다페스트로 향하고자 하였다. 그런데 동유럽의 정취를 물씬 풍긴다는 슬로바키아를 잠시 들러보고자 하였다. 비엔나에서 90km를 가면 슬로바키아의 수도인 브라티슬라바가 있어서 잠시 들러보기로 하였다. 비엔나를 벗어나 브라티슬라바를 향하니 시간이 지날수록 주변의 경관이 시골풍경을 보여주고 있었다. 그간 너무 예쁘고 아기자기한 유럽의 전형적인 모습과는 좀 다른 다소 여유 있고 투박한 시골의 정경이었다. 어쩌면 이런 모습이 동유럽을 상징하는 것일 수도 있을 것이라고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자료를 보니 슬로바키아의 국민소득이 상당히 높아서 놀라웠다. 과거에는 농업국가였는데 이제는 자동차 등의 생산시설 등으로 산업이 발전해 가고 있는 것으로 실제 느껴졌다. 실제 도시에 들어오니 곳곳에 공사현장이 상당하게 눈에 들어왔다. 동유럽에서 새로운 산업국가로 각광을 받고 있는 소위 V4가 폴란드, 헝가리 체코 및 슬로바키아여서 그만큼 산업의 발전이 빠르게 진행되는 것으로 보였다.
나중에 들은 이야기인데 현재 슬로바키아의 인건비가 너무 비싸서 현지에 진출한 국내기업이 상대적으로 인건비가 낮은 폴란드로 이전하는 문제를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다고 한다. 그만큼 슬로바키아의 산업발전이 빨리 진행되는 것으로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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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티슬라바 시내전경. |
그런데 눈이 와서 길이 상당히 미끄러웠다. 브라티슬라바의 시내에서 운전을 하면서 지나가니 보행자들도 길이 미끄러워 많이 넘어지고 있었다. 내려서 시내구경을 하고자 하였으나 도로 사정 등이 여의치 아니하여 아쉽지만 다음을 기약하고 부다페스트로 가는 일정을 서두르기로 했다. 비엔나의 음악과 낭만이 있고 또한 벨베데레 궁전과 같이 아름다움이 넘쳐흐르는 모습이 새롭게 와 닿았지만 브라티슬라바 역시 나름대로 아름다움이 넘쳐흐를 뿐만이 아니라 다소 투박한 정겨움을 느낄 수 있어서 오히려 더 친근하고 정감이 느껴졌다.
막스 프랑크 일기(69)
부다페스트의 환상적인 시내경관과 어부의 요새에서 바라본 국회의사당의 멋진 야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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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다페스트의 야경. |
브라티슬라바에서 거의 2시간가량 차로 가니 그동안 궁금하였던 부다페스트에 도착을 하였다. 다행히 도중에 눈은 그쳤으나 부다페스트에 도착을 하니 다시 눈이 심하게 내렸다. 조심하여 운전하면서 바라본 부다페스트는 과거에 방문을 한 프라하와 거의 비슷한 모습을 보여주었다. 부다페스트는 도나우강을 중심으로 우측에 부다와 좌측의 페스트로 구성이 되어 있어서 강 주변으로 도시가 형성되어 있었다. 다만 프라하보다는 좀 더 강의 크기도 크고 건물의 규모도 컸었다.
도나우 강을 연결하는 세테니 다리는 크면서도 너무나도 아름다웠다. 프라하도 이와 같은 다리가 있으나 상당히 아담하여 대조적이었다. 주차장은 따로 없어서 도로변에 주차를 하고 저녁 8시 이후부터 그 다음 날 8시까지는 무료라고 하여 겨우 차를 주차하고 숙소로 향하였다. 짐을 풀고 핫샤워를 하니 차가운 날씨에 눈을 맞아서 지친 심신이 겨우 원기를 회복하였다.
이번 여행에서는 캐나다 현지회사에서 열분석분야에서 일하는 한국인 청년을 만나서 같이 저녁을 들면서 이야기를 나누었다. 한국에서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캐나다에 와서 대학을 다니다가 한국에서 군대복무를 하고 이어서 독일 슈르트카르트에서 인턴으로 1년 정도 근무를 하다가 다시 캐나다에서 대학을 마치고 몬트리올에서 일을 하고 있는 먼진 청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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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부의 요새에서 본 환상적인 국회의사당 야경. |
캐나다에서 근무를 하지만 아시아지역 등에 출장이 잦아서 생활이 아주 만족스럽고 즐겁다고 한다. 연봉도 쾌 괜찮고 무엇보다도 전세계출장이 많아서 그리 외롭지도 않다고 한다. 이번에는 터키에 프로젝트가 있어서 가는 길에 부다페스트를 들르게 되었다고 한다. 같이 근처에 펍레스토랑에 가서 구야시, 치킨 그리고 후식이 있는 음식을 시켰는데 생각보다 한국인의 입맛에 맞았다.
특히 구야시는 소고기를 넣은 파프리카 수프였는데 아주 맛이 있고 따뜻한 수프여서 추위에 떤 상태여서 더 맛있게 느껴졌다. 그리고 전통적인 맥주를 시켰더니 우리나라의 입맛에 맞게 맛있고 저렴하였다. 서유럽보다는 동유럽이 우리나라의 정서에 더 맞는 것 같았다. 체코에서도 현지 음식이 입맛에 맞았는데 헝가리 역시 동일하였다. 음식을 먹고 나니 기분이 다소 업되었다. 이를 아는지 눈도 그쳐 날씨 등 전반적인 분위기도 나름대로 기분 좋게 느껴질 정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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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다페스트 거리. |
이어 버스를 타고 그 유명한 어부의 요새로 올라갔다. 그리 기대를 하지 않고 올라갔는데 의외로 멋진 장면을 보여주었다. 특히 그곳에서 바라본 국회의사당은 거의 압권이었다. 지난번 프라하에서 만난 친구들이 프라하 야경보다는 부다페스트의 야경이 더 멋지다는 말을 실감할 수 있었다. 특히 국회의사당의 천장 등은 금으로 도색되어서 인지 야경 상으로 그 모습이 은은한 느낌을 자아내어 마치 다른 세상에 온 것 같은 착각을 일으킬 정도였다.
부다페스트는 주간 경관도 좋고 야경도 이에 못지않게 아주 멋지다는 말이 실감이 났다. 야경 속에 보이는 세체니 다리 역시 또 다른 감동이었다. 이런 모습 때문에 모두 다 부다페스트에 대하여 많은 찬사를 하는 모양이다. 우리 서울도 멋지지만 좀더 특색있는 건물도 새로이 조성하고 특히 다리 부분에 좀 더 변화를 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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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다페스트 전통음식 구야시. |
도나우강 사이로 멋지게 펼쳐진 부다페스트의 야경을 바라보면서 이곳을 방문하기를 잘했다고 스스로 위안의 말을 던져보았다. 눈보라가 치는 혹한의 날씨에도 어려운 걸음을 한 충분한 이유를 찾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멋진 야경을 눈과 마음에 담으면서 천천히 숙소로 돌아와서 잠자리에 드니 피로가 갑자기 몰려들어 왔다. 내일은 또 어떤 감동이 있을지가 궁금한 밤이었다.
막스 프랑크 일기(70)
슬로베니아의 제2대 도시인 마리보르를 거쳐 라츠를 방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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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리보르 전경. |
중부유럽의 최고의 중심지의 위용을 자랑하는 부다페스트의 방문은 남다른 감동과 추억을 선사하였다. 무엇보다도 시내와 건물 등의 규모도 크고 전경도 매우 아름다워서 중부유럽의 중심으로서 깊이 내재한 자부심을 그대로 느낄 수 있었다. 그리고 야경은 유럽의 일반도시의 그것과는 또 다른 매력을 가져다주었다. 외관만으로 보기에는 부다페스트가 프라하보다 규모 면에서 거의 2배 이상 정도 되는 사이즈로 느껴졌다. 부다페스트는 명실상부하게 멋진 동유럽 아니 중부유럽의 중심도시라고 말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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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리보르. |
시내 곳곳의 멋진 건물과 풍광을 뒤로하고 이번에는 유럽문화도시로 지정되었다는 그라츠를 방문하기로 하였다. 부다페스트에서는 거의 400km나 떨어져 있었다. 그라츠는 오스트리아의 제2대 도시이나 규모는 그리 크지 아니하나 놀랍게도 이곳에 6개 대학이 있고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지로 지정된 곳이라고 한다.
그리고 소위 인공섬이라는 곳이 인상적이라고 해서 호기심이 발동하였다. 그리고 그곳에 가기 전에 슬로베니아의 2대 도시인 마리보르도 잠시 방문하고자 하였다. 슬로베니아는 최근 국내방송의 드라마촬영지로 알려지고 특히 트럼프 대통령 부인인 멜라니아 트럼프의 모국이기도 하여 최근에 널리 주목을 받는 국가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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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라츠 시내 모습. |
부다페스트를 지나 그라츠로 향하는 길은 편도 2차선으로 도로사정이 좋아서 최고 제한속도는 시속 130km였다. 한참을 지나 마리보르에 가까이 가니 좀 더 전원적인 풍경이 눈에 띈다. 고속도로 주유소에서 솔로베니아 스티커를 구입하니 비용이 15유로였다. 스위스를 제외하고는 가장 비싼 가격이었다. 이런 수입으로 국가재정을 충당하는가 하였더니 슬로베니아의 국민소득도 거의 2만 달러가 넘어서 쾌 잘사는 국가였었다.
그렇지만 주변의 풍광은 도회적이라기 보다는 시골의 전원적인 풍경이었다. 막상 마리보르에 도착하니 시내가 전형적인 동유럽의 모습을 보이고 있었다. 조금은 낡은 곳도 있었고 분위기가 아주 어둡지는 아니 하였지만 좀 회색적인 느낌도 들었다.
막상 중심부로 가보니 중심가를 흐르는 도나우강 지류인 드라바 강가를 중심으로 한 주변의 풍광은 쾌 멋있었다. 강의 좌측은 구시가지 우측은 신시가지라고 한다. 그리고 의외로 잠재된 역동적인 기운과 모습을 느낄 수 있었다. 시내 분위기는 동부유럽의 모습 즉 약간은 중세적인 모습을 보유하면서 회색의 동유럽적인 분위기를 자아내면서도 곳곳에 역동적인 기운이 태동하는 듯한 묘한 느낌이 들었다. 전체적으로는 전원풍경을 띠고 있어서 이방인으로서는 한편으로 정감스럽고 또한 거부감없이 느껴지기도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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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어강 가운데 있는 인공섬. |
이어서 오스트리아 2대 도시인 그라츠에 도착하였다. 숙소는 중앙역 근처여서 쉽게 찾을 수 있었다. 독일의 영향을 받아서인지 그라츠 역시 중앙역을 중심으로 도시가 발전되어 있었다. 시내가 거의 도보로 30분 전후이면 거의 모든 지역을 방문할 수 있는 것 같았다. 숙소에 짐을 풀고 가볍게 샤워 등을 하고 시내를 한번 돌아보기로 하였다. 걸어서 중심지역으로 걸어나가니 그리 멀지 않았다. 중심지역으로 가니 빈과 비슷한 풍광 즉 아름답고 과거의 멋진 건물 등으로 잘 어우러진 전형적인 유럽 도시의 전경을 보여주었다. 날씨는 여전히 추웠는데 많은 사람이 왕래하였고 학생들로 보이는 사람들도 많았다.
달리 크게 특징적인 것을 발견하기는 어렵지만 의외로 지나가는 사람들의 모습이 나름 멋지다는 느낌이 강하게 들었다. 또한 과거 중세시대의 건물로 보이는 건물이 많이 보였다. 그리고 유럽문화예술도시여서 그런지 건물 중에 의외로 특징적인 건물이 눈에 띄었다. 그리고 구시가지 쪽으로는 고색창연한 가옥들이 즐비하여 유럽문화예술의 도시로 선정된 이유를 충분히 알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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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섬. |
이어 무어강 가운데에 있는 인공섬을 발견하였다. 실제 와서 보니 실망스러웠다. 거의 실개천과 같은 수준의 무어강에 양쪽 강가에서 들어갈 수 있는 연결부가 있는 조그마한 구조물이었기 때문이다. 그 구조물은 뉴욕 미술가인 비토 아콘치의 작품이라고 한다. 그 구조물 안에는 카페와 콘서트홀이 있었다.
아쉽게도 콘서트홀은 무대가 눈으로 가득 덥혀 있었고 그 어느 누구 하나 이를 치우는 사람이 없는 것 같았다. 이 인공섬은 그라츠가 유럽문화도시로 선정되면서 이를 기념하기 위하여 만들었다고 한다. 다만 특징적인 것은 그 구조물은 유리와 쇠파이프로만 이루어졌다고 한다. 또한 밤에는 그 구조물의 색깔이 다소 변화가 이루어지는 것 같아서 이채로웠다.
우연하게 오스트리아와 슬로베니아의 2대 도시를 동시에 가 보게 되었다. 둘 다 나름대로 강점들이 있었다. 마리보르는 여러 가지가 복합적으로 뒤섞인 도시로 보였다. 과거 공산국가였던 시절의 모습이 일부 보여 다소 회색적인 정취를 보여주기도 하였다. 그러나 이런 흔적은 그리 많지는 아니하고 지금은 좀 더 역동적으로 발전해나가려는 열정과 그 열기를 곳곳에서 느낄 수 있었다.
그리고 드라바 강 주변의 멋진 전경은 도시를 좀 더 활기차게 보여주었다. 물론 시내외곽 너머로 보이는 주변 경관은 전원적이고 목가적이어서 좀 더 친근감이 있고 정감이 있었다. 그런 목가적인 여유로움 속에서 보이는 열정적인 모습들이 무한한 잠재력을 보여주는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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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라츠 시내의 독특한 건축물. |
그리고 그라츠는 의외로 문화예술이 넘쳐 흐르는 것 같이 느껴졌다. 비록 인공 섬은 기대에는 미치지 못하여 다소 실망스러웠지만 그곳에 카페와 콘서트 홀을 설치하여 시민들이 자유로이 이를 이용할 수 있는 공간으로 활용한 점이 가히 인상적이었다. 이에 비하면 서울의 한강은 그 규모 등에 있어서 더 크고 멋져서 향후 이를 제대로 활용하면 멋진 문화공간으로 발전해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느껴졌다. 정부나 서울시정 당국자들의 좀 더 글로벌한 시각과 문화예술적인 혜안뿐만 아니라 사고 등에 있어서도 유연성을 가지고 서울이 좀 더 범세계적인 창조적인 문화예술의 공간으로 발전해 나갈 수 있기를 희망하고 또한 기대해 보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