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스 프랑크 일기(48)
지우펀 광산 지역이 관광단지로 변모한 모습과 핑시의 천등행사에 참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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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우펀 거리. |
호텔의 아침 뷔페는 마음에 들었다. 샐러드에 각종 너트와 땅콩을 넣고 소스를 담고 프라이드 계란과 만두와 함께 한 커피로 구성된 아침 식사는 나름 여행의 여유로움을 즐길 수 있게 해주었다. 아침 식사를 하면서 회원들과의 주된 주제로 떠오는 부분은 한국 청년의 어두운 미래였다. 한국이 엄청난 속도로 발전을 하고 있지만 이러한 발전에 소외된 청년층에 대한 대책이 필요하다는 부분과 모든 사회구성원이 다 같이 만족을 할 수 있는 사회정책이 필요하다는 다소 무거운 주제였다. 그렇지만 재미있고 중요한 주제여서 다 같이 열띤 토론을 하면서 즐거운 아침 식사 시간을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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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페이 야시장. |
식사 후 과거 석탄을 캐는 광산촌에서 이제는 관광단지로 변모한 지우펀을 방문하였다. 어제 방문한 야시장보다는 훨씬 깔끔하고 잘 정리정돈이 되어 있었다. 다만 아쉽게도 비가 내리고 안개가 끼어 제대로 경관을 느낄 수가 없었던 점이다. 이곳은 바로 한국의 태백과도 같은 곳이었다. 모두가 자본시장의 전문가여서 그런지 같이 있으면서 한국 자본시장의 현황과 미래에 대하여 깊은 대화를 나누었다. 그중에서는 주식투자를 통한 자기 재산의 증식방안의 명암에 대하여 각자의 직접 또는 간접적인 경험담을 이야기하는 유익한 시간이 되기도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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핑시의 천등행사. |
이어서 핑시에 가서 소원을 기재한 등을 하늘로 띄워 보내는 천등행사에 참여하기로 하였다. 서울에서도 이러한 행사를 하는 이벤트가 있다고 하기도 하였지만 필자 개인적으로는 이런 경험이 처음이어서 색다르게 느껴졌다. 4인이 한조를 이루어 각자 붓글씨로 자신의 소원을 기재하여 사진을 찍고 나아가 이 등을 하늘로 띄워 보내는 행사였다. 어찌 보면 다소 유치하게도 느껴졌지만, 동심의 세계로 돌아가서 적극적으로 참여하니 나름 묘미가 느껴졌다. 보기에 따라서는 얄팍한 관광상품의 하나일지는 모르지만 일상에서는 도저히 상상할 수 없는 다소 유치하지만 재미있는 체험으로 와 닿았다. 필자의 경우에는 온라인 로펌으로 나아가는 미래에 대한 소원을 기재하여 천등을 날렸는데 의외로 높이 오랫동안 하늘로 날아가서 흐뭇한 마음마저 들었다.
이어서 한국의 명동거리와 같은 서문점을 방문하였다. 거리는 깔끔하게 잘 정리되어 있었다. 때마침 비가 와서 근처의 켄터키 프라이드 치킨집에 들어가 커피를 마치면서 유리창 밖으로 내려다보이는 서문점 거리를 즐기기로 하였다. 현명한 선택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모처럼 커피 향을 느끼면서 망중한의 여유를 만끽하였다. 물론 일행과 즐거운 담소도 나누는 보너스 시간도 가졌다.
이어 대만의 명물을 파는 가게에 들러 시식을 하면서 가족에게 줄 과자를 샀다. 가지고 온 배낭에 모두 다 넣는데 어려움이 있어서 후회하기도 하였지만 나름 맛이 좋은 과자여서 그나마 다행이었다. 물론 개인적으로는 흑진주 얼굴 팩이나 고량주 등을 사고 싶었지만 이런 제품의 경우는 액체를 포함하고 있어서 휴대가 안 되고 짐으로 부쳐야 해서 핸드캐리가 아니라 달리 짐으로 부치는 백 등이 없는 필자로서는 이를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
그나마 다행스러운 것은 좌석이 앞자리가 여유가 있는 자리에 배정되어 이를 위안을 삼기로 하였다. 탐 크루저가 주연으로 나오는 최신 영화 한 편을 보니 서울에 도착하였다고 하였다. 거의 밤 11시 30분가량이 되었다. 버스는 거의 막차여서, 공항 철도를 타고 서울역에 내려 택시를 타고 집으로 향하였다. 집에 도착하니 역시 집이 최고라는 생각이 저절로 들었다.
“집 나가면 고생이라고…….”
그렇지만 그간 가보지 못했던 대만에 대하여 좀 더 많은 것을 보고 경험하게 된 나름의 유익한 시간에 깊이 감사드리고 싶다.
막스 프랑크 일기(49)
북경대 법대 정교수 강상엽 교수와 중국법문화에 대하여 논의를 하다
이번 대만증권거래소 방문과 관련한 해외 세미나 탐방에서 한국인으로서는 유일하게 북경대학교 법대 정교수(Tenure)로 재직 중인 강상엽 교수와 해후를 하여 모처럼 기대치 아니하게도 소중하고 유익한 만남을 가지게 되었다. 대만세미나 탐방을 마치고 서울의 소박한 전통 한국 음식점에서 뒤풀이 만남을 조촐하게 가졌다. 강상엽 교수는 방학 중임에도 논문발표 때문에 바쁜 와중에도 시간을 내주어서 이 자리를 빌려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
강 교수는 한국에서 연세대 경제학부를 마치고 펀드매니저로 일을 한 후 다시 연세대 법학부에 편입하여 공부를 하다가 뜻한 바 있어 콜롬비아 법대에서 석사, 방문교수를 거쳐 마침내 법학박사(JSD)를 취득하였다. 이후에 북경대 법대에 초빙을 받아 회사법, 증권법 등을 강의하다가 작년에 드디어 정교수(Tenure)의 직에 오르게 되었다. 한국인으로서 너무나 영광스러운 자리가 아닐 수 없다.
특히 중국이 G2로서 글로벌 핵심국가로서 그 위상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는 사정하에서 북경대 법대의 정교수라는 직책이 가지는 의미와 그 역할은 더욱더 클 것으로 보였다. 따라서 강 교수의 그간 경험과 도전 등을 다시 한번 전해 듣고 나아가 중국의 법문화 그리고 향후의 전망 등등에 대하여 알아보는 자리를 마련하고자 가볍게 대화하는 자리를 마련하게 된 것이다.
그 무엇보다도 놀라운 사실은 강 교수 스스로 자신의 논문에 쏟아져 놓는 정성이었다. 북경대 교수로서의 7년여 재직 기간에 외국의 유명한 법률저널에 발표한 논문이 10여편이 되었다. 그런데 논문 하나를 발표하는 데 걸리는 시간이 적게는 1년 그리고 길게는 10여년에 걸쳐 이루어진 작품이라는 사실이다. 그 논문들에서 주석의 수가 300~350개 정도 되는 것이 많다. 그리고 논문 하나 발표하는 데에 참조하여 정독하여 분석한 논문의 수가 적어도 150개 이상이라고 한다.
그리고 유명저널에 논문으로 발표하기까지에는 학회나 기타 세미나에서 1~2년 동안 발표와 이에 따른 피드백을 통하여 지속적으로 수정보완이 필요하다고 하였다. 그리고 100회 이상의 교정 작업을 통하여 논문을 발표한다고 한다. 논문은 거의 자신의 분신을 탄생시키는 작업과 같이 숭고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기본적인 접근방법이 법학에서 경제학적인 접근 방법을 많이 활용하여 새로운 시각에서 법률적인 문제를 접근한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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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 핑시. |
이처럼 너무나도 힘들고 많은 시간과 정성이 필요한 논문작업이 강 교수에게는 무엇보다도 즐거운 작업이라고 한다. 그런 마음가짐 자체가 놀라울 뿐 아니라 감사하면서 행복한 마음으로 즐기면서 진행하는 논문작업에 깊이 몰두하는 모습이 자연스럽게 상상이 되어 북경대 법대의 정교수라는 직책이 그냥 얻어지는 것이 아니라는 생각이 저절로 들었다.
북경대학교는 1년이 4학기제로 구성되어 있고 강 교수는 1년에 2학기만을 강의하되 한 학기에 2과목을 강의하고 학생들의 논문을 지도한다고 한다. 국제법학원의 그 과정은 4년의 석사과정으로서 JD/JM이라고 불린다. 즉 미국식의 JD 과정으로서 미국법을 가르치고 나아가 중국법의 석사과정으로 JM이라는 뜻이라고 한다.
북경대 법대는 북경과 심천에 소재하고 있다. 심천에 있는 법대를 특히 북경대학 국제법학원이라고 한다. 그리고 북경소재 법대는 3년의 JM과정이고, 심천소재 국제법학원은 4년의 JD/JM과정이다. 심천소재 국제법학원은 북경대 경영대학과 함께 있는데 중국법과 미국법을 강의하고 나아가 영어로 진행된다고 한다. 글로벌 인재의 양성을 위하여 만든 과정으로서 법대 학생 수는 북경소재 법대가 대략 300명이고 심천소재 국제법학원이 대략 100여명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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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 서문점 풍경. |
졸업 시에 변호사시험을 쳐서 중국변호사 자격을 취득하고 동시에 4년 기간동안에 영어로 미국법을 공부하게 되어 자연스럽게 영어 구사능력이 뛰어나서 글로벌시장에서 중국의 지도자나 엘리트로서 활동을 한다는 것이다. 지리적으로도 홍콩 등에 가까이 있어서 글로벌시장에의 접근에 쉬운 이점도 있다.
최근에 카이스트 대학에서도 심천소재 북경대에서 경영학을 강의하시던 교수님을 카이스트로 초빙한 바 있었다. 필자가 카이스트 겸직 교수로서 논문심사과정에서 해당 교수분을 만나서 심천소재 북경대학에 대하여는 이미 다소 친숙한 편이었다. 강 교수에 의하면 심천소재 북경대 경영학부에도 한국계 교수분이 대략 7~8분 정도 계신다고 한다.
또한 놀라운 사실은 강 교수의 전문지식뿐만이 아니라 프로 수준의 피아노실력이다. 강 교수 본인의 결혼식에서 스스로 피아노를 친 적이 있을 뿐 아니라 최근에 북경대 경영학부의 기념행사에 초빙을 받아서 피아노 연주를 한 적이 있다고 한다. 혼자만의 시간을 피아노 연주 등을 통하여 즐기는 모습이 아주 매력적이고 부러웠다. 필자 역시 최근에 피아노를 배우고 있어서 더욱더 감동적이었다.
강의, 학생들의 논문심사지도, 논문준비 및 발표 그리고 세미나 참석 및 발표 등 너무나도 바쁜 일정 속에서 가끔은 피아노 연주 등을 통하여 나름대로 여가를 보내는 모습이 부러울 뿐이었다. 매년 외국 등에서의 세미나 발표가 대략 7~10회 정도 된다고 하니 강의와 해외출장 등으로 그 일정이 너무나도 바쁘고 부담이 되는 타이트한 스케줄임이 여실히 드러난다. 그럼에도 바쁜 스케줄 속에서도 가끔은 망중한으로서 피아노를 즐기는 여유를 가지다고 하니 마냥 감탄스러울 뿐이다.
강 교수의 현재 생활 자체에서도 글로벌한 면이 있다. 강 교수의 부인 역시 영국의 옥스퍼드에서 공부를 하고 현재 연세대 법대 교수로서 경쟁법 분야의 최고의 전문가이기 때문이다. 과거에 영국의 런던 정경 대학에서 같이 점심을 한 교수 역시 부인이 벨기에의 뤼벤 법대의 교수여서 일주일에 2~3일은 런던 나머지 기간은 브뤼셀에서 생활하는 모습이 놀라웠던 기억이 새롭다.
이에 못지않게 강 교수 역시 국제무대에서의 멋진 활약을 위하여 계절 부부로서 부부 모두 멋지게 생활하고 있는 모습이 신선하기도 하다. 물론 당사자로서는 다소 어려움도 있을 것으로도 보이지만 전체적으로는 두 분 다 이를 잘 조화롭게 체화시켜 즐기는 모습으로 상상이 되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불현듯 이처럼 다소 이국적이며 국제적인 삶 자체가 어쩌면 글로벌시대를 맞이하여 우리 모두의 미래의 모습인 것 같기도 하다는 생각도 들었다.
글로벌시대를 맞이하여 강 교수는 하버드의 석지영교수, 예일의 해럴드 고 교수, 버클리의 존 유 교수 등과 함께 한국 법률분야의 석학으로서 그의 장래가 주목이 된다. 무엇보다도 미국과 중국의 문화 모두를 잘 이해하면서 글로벌 법률분야에서 멋지고 큰 활약을 통하여 글로벌 법률문화의 발전에 크게 기여할 것임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느껴졌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성실하게 교수로서의 자신의 삶에 충실하고 나아가 이를 충분히 즐기는 모습이 너무나도 매력적이고 모든 사람의 본보기가 되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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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페이 야시장 풍경. |
강 교수와의 짧은 만남에서 많은 것을 배우는 계기가 되어 무엇보다도 나름 의미가 있을 뿐만이 아니라 소중하고도 강력한 자극이 되는 시간이 되어 흐뭇한 또 다른 경험이자 도전이었다. 앞으로도 많은 석학들과의 의미 있는 만남을 기약하면서 아쉽지만 강 교수와는 헤어지고 강 교수의 앞날에 무궁한 건승을 기대해본다. 이어 거리에 나서니 세상이 온통 눈으로 장식되어 또 다른 모습의 매력적인 세상을 보여주고 있었다.
매 순간 현실이라는 세상은 언제나 변화하면서 또 한편으로는 더없이 또 다른 매혹적인 모습으로 필자에게 다가오는 순간순간들이 그저 신기하고 너무나도 새롭고 소중하다. 이처럼 아름답고 매력적인 세상에서 도전적인 삶을 그대로 만족하면서 십분 즐기는 분들과의 좀 더 많은 멋진 만남을 통하여 더 많은 자극과 성취동기를 얻을 수 있기를 스스로 소망해 본다.
필자 나름으로 구상하는 글로벌 프로젝트는 그 자체가 아주 매력적인 시도이기도 하고 또 한편으로는 썸타는 설렘을 가져다주는 묘한 매력이 있다. 이는 하루하루의 삶을 생기있게 해주고 길을 가면서도 가끔은 필자 혼자만의 조용하고 멋진 미소를 띄우게도 한다.
필자 자신만의 글로벌 도전의 꿈은 필자에게는 그 자체가 하나의 축복이고 또한 의미 있는 선물이기도 하다. 또 다른 글로벌 인재를 만나서 얻게 되는 즐거움과 행복감이 어떠할까 하는 상상 그 자체만으로도 마냥 짜릿한 감흥을 가져다주기 때문이다. 오늘도 글로벌 프로젝트에서의 멋진 만남으로 이어지고 이어질 현재와 미래의 현실에서 더없이 펼쳐지고 펼쳐질 하나하나 의미 있는 여정을 설레는게 마음으로 기대해 본다.